단순 상장이 아닌, CJ그룹 전체 전략의 핵심 변수 - 전략기획
올리브영의 IPO 이야기는 하루 이틀 된 이슈가 아니다.
이미 2021년부터 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라는 루머가 수차례 돌았고, 실제로 2022년에는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시장의 기대를 키운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소비 경기 위축, 증시 침체, 이커머스 경쟁 심화 등의 외부 요인으로 상장 시기는 유보되었다.
그럼에도 올리브영의 IPO는 계속해서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자금 조달을 위한 상장이 아니라, CJ그룹 전체 전략과 연결된 구조적 이유 때문이다.
올리브영은 국내 H&B 스토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재무 성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매출액: 2021년: 2조1,091억 원 2022년: 2조7,775억 원 2023년: 3조8,612억 원
영업이익: 2021년: 1,390억 원 2022년: 2,745억 원 2023년: 4,660억 원
당기순이익: 2021년: 958억 원 2022년: 2,081억 원 2023년: 3,473억 원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평가해보면, 글로벌 동종 기업인 ULTA Beauty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참고할 수 있다. ULTA의 PER이 약 20배라고 가정하면, 올리브영의 2023년 당기순이익 3,473억 원을 적용할 때, 기업가치는 약 6조9,46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보수적인 평가로, 실제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CJ그룹은 현재 CJ㈜(지주회사)를 정점으로 다양한 핵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중 올리브영은 현재 비상장 자회사이며, CJ㈜가 지분 51.15%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 올리브영의 IPO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시장 가치의 명확한 평가: 상장을 통해 올리브영의 시장 가치를 투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
자산 유동화: 필요 시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승계 작업의 유연성: 향후 지배구조 개편 및 승계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자산이 된다.
기업이 외부 투자 유치나 확장을 고려할 때는 보통 두 가지 선택지가 존재한다:
1. 전략적 제휴 또는 합병(M&A)
2. 독립 상장(IPO)
올리브영의 경우, CJ가 합병보다는 IPO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지배구조 복잡성: 올리브영과 CJ㈜의 합병은 지주회사 체제에서 복잡한 구조를 초래할 수 있다.
승계 구도 영향: 합병 시 오너 일가의 지분율 변화로 승계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부 플랫폼과의 합병:
브랜드 독립성 상실: 외부 기업과의 합병은 올리브영의 브랜드 가치를 희석시킬 수 있다.
지배력 약화: CJ 입장에서는 지분을 지키면서 가치 실현이 가능한 IPO가 더 매력적이다.
시장 평가를 통한 브랜드 재포지셔닝: 단순 리테일에서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모색할 수 있다.
CJ㈜ 자산 유동화 및 내부 순환 구조 강화: 상장을 통해 자산의 유동성을 높이고, 그룹 내 자금 흐름을 개선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의 Exit 설계 가능: IPO 후 일부 지분 매각으로 외부 자본 유치도 유리하다.
올리브영의 IPO는 단순한 상장 이벤트를 넘어, CJ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변수다. 이를 기반으로 가능한 변화 시나리오를 구조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현재 구조:
CJ㈜는 CJ올리브영 지분 약 51.15%를 보유 중이며, 잔여 지분은 오너 일가와 임직원 등 사내 주주가 소유
IPO 후 예상 구조:
전체 지분의 20~30%를 시장에 공개하는 방식이 유력함. 이에 따라 CJ㈜의 지분은 희석되지만, 여전히 최대주주 지위 유지 가능
전략적 포인트: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CJ그룹의 핵심 투자처(콘텐츠, 물류, 글로벌 확장 등)에 재투입될 수 있음.
IPO는 단기적으로 지분 희석 리스크를 수반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배구조 투명성과 그룹 시너지 극대화라는 전략적 이점이 있다
올리브영의 매출과 이익이 CJ㈜ 연결 재무제표에 직접 반영됨
오너 일가의 CJ㈜ 지분율이 높을 경우, 지배력 강화 효과
단, 시장에서는 "CJ㈜ 디스카운트"를 우려할 수 있음 (비즈니스 모델 다양성으로 인해 가치 평가 어려움)
CJ올리브영을 독립 법인으로 분할 후 상장하지 않고 유지하는 경우:
자본시장 접근성이 낮아지고, 현금화 수단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매력도 낮음
지배력은 유지할 수 있으나, 기업가치 상승의 실현은 어려움
CJ그룹의 향후 승계 구도에서도 올리브영은 중요한 전략 자산이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유력한 후계자로 언급되고 있으며, 그룹 지분 구조와 상장된 주요 계열사의 활용도는 향후 승계 부담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된다.
올리브영이 상장되면,
지분 일부 매각으로 승계 재원 확보
상장된 자회사를 통한 안정적 그룹 지배력 유지 시나리오 설계 가능
따라서 올리브영의 IPO는 단순한 재무적 이벤트가 아니라,
CJ그룹 승계 전략의 정중앙에 위치한 카드라 볼 수 있다.
올리브영의 상장 이슈를 단순히 현금화나 상장 수익 실현으로 보는 시각은 매우 좁다.
이건 CJ그룹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퍼즐을 맞추는 작업에 가깝다.
지배구조 재편
자본 유동성 확보
시장 내 포지셔닝 전환
경쟁력 있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
이 모든 것이 올리브영 IPO라는 단일 이벤트에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올리브영은 지금, 상장을 단순한 금융 이벤트가 아니라
그룹 전체 전략의 전환점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