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에 무너지지 않는 방법

by 청명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닌 무관심이라는 말이 있다. 고독의 시간이 무서운 이유는 밥 먹듯 찾아오는 외로움이 두려워서가 아니다. 그 외로움에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다 찾아오는 무미건조함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그 무미건조함은 세상을 흑빛으로 물들인다. 찬란한 색채를 불러오는 여명은 나를 더욱 괴롭게 만드는 생생함으로 변질된다. 5월의 날씨는 더 이상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더 이상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 아닌 것 같다. 생생함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홀로 떨어져 있는 나의 쓸쓸함은 오히려 칠흑 같은 어둠으로 물든 밤을 기다리게 만든다. 모든 것이 고요해진 밤이 오히려 나를 위로한다. 하지만 밤의 위로는 나를 점차 무미건조하게 만든다. 세상은 빛을 잃고 저마다 생생함을 내뿜던 생명들이 고요히 잠든다. 반복된 무미건조함은 나의 존재의 생생함 마저 앗아가려 시도 때도 없이 염탐한다.


오늘도 어둠으로 물든 밤, 쉽게 잠이 오지 않아 유튜브를 뒤적이다 눈물이 터졌다. 요즘 같은 시대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감동 영상이지만, 내 마음속 무언가를 건드렸다. 오늘 하루가 딱히 힘들었던 것도 아니고, 현재의 삶에 익숙하기 때문에 불만도 없었다. 하지만 눈물이 터져 나오자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요즘 내가 무미건조함에 빠져있었나 보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 맞는 것 같다. 아니 감정의 노예라고 할 수도 있다. 감정을 거스르는 것은 본능을 거스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반대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죽음과도 같이 느껴졌다. 인간이 인간다운 것은 고통과 기쁨을 오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이 더욱 위대하다고 느꼈다. 내가 타인의 온기를 바란 것은 무미건조함에 빠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아니었을까,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타인과 함께함으로써 느끼는 희로애락이 나의 생생함을 회복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 건 아니었을까? 이러한 물음들을 잠시 가슴에 묻고, 생생함의 빛을 마주할 영화 한 편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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