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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이지상 May 13. 2019

퇴사에 대한 마음의 태도

패러다임, 인생관, 세계관, 가치관의 중요성에 대하여 

 패러다임, 인생관, 세계관, 가치관의 중요성  

  

 더 많은 돈을 벌고, 혹은 더 편한 것을 원해서 퇴사하는 사람에게 나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비록 퇴사를 30년 전 해서, 여행하고 글 쓰는 삶을 살았지만 더 많은 돈을 벌거나 편한 삶을 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여행하니까, 자유롭게 보인다고? 맞다. 한 때다. 몇 년 정도? 그러나 대개는 아니었다. 

 그러므로 나 같은 사람은 더 편한 삶, 더 풍족한 삶, 더 많이 버는 삶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 다만 내 삶을 ‘뻑적지근’ 하게 사는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있다. 뻑적지근힌 삶은 기쁨이든, 슬픔이든, 고통이든 남의 삶이 아니라 철저히 내 삶을 사는 것을 말한다. 삶과 씨름하는 느낌, 안간힘을 다하며 발버둥 치는 삶, 그러면서도 내삶을 살고 있다는 뿌듯한 만족감이 드는 삶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삶을 대하는 태도, 인생관, 가치관의 확립이 필요하다.  만약 그런 것을 확립하지 못하면 퇴사 후, 한때의 자유를 즐기고 나서 다시 ‘돈, 돈, 돈’ 하며 세상의 물결에 휩싸이고, 초조함과 불안함에 시달리게 된다.


 세계관, 가치관, 인생관은 금방 확립되지 않는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고, 젊은 나이에 금방 얻는 것도 아니다.  막막한 삶 속에서 자신이 터득해 나가야 한다. 시간이 걸린다. 인내심이 필요하고, 성찰해야 하고, 배워야 한다. 그리고 용감해야 한다. 


 나 같은 사람이 1, 2, 3 식으로 정리한 요령이나 자기 계발서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별로 쓸데가 없다. 그 말이 틀려서가 아니라 그것은 당신의 삶에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영 교본 아무리 보아도 결국 물속에 뛰어들어 허우적거려야 수영을 배우는 것처럼, 일단 저지르면서 터득해 나가야 한다. 해답을 찾기 전에 먼저 불안함, 막막함을 용감하게 받아들이며 전진하겠다는 태도가 필요한 까닭이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운명, 자신을 인도하는 손길, 영혼의 존재, 생사관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그때 고통과 갈등이야 말로 자신을 단련시키는 고마운 것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

 실패, 고통, 좌절을 감수하며 용감하게 전진해 가겠다는 태도를 가지면 갑자기 세상이 넓게 보인다. 안정적인 것을 금방 원하고, 실패하지 않은 채 열매를 맛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너무나 좁게 보인다.

 만약 자신이 '안정'과 달콤한 열매를 너무도 원한다면 조직 속에 있는 것이 좋다. 꾹 참고 인내하면서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퇴사하고 다른 삶을 사는 것보다 더 안전할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성격 속에서 행할 수 있는 용기다. 그리고 나중에 자유로운 삶을 살면 된다. 순서만 뒤바뀔 뿐, 지나고 나면 비슷한 삶일 수도 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그러나 고통, 막막함을 이겨낼 수 있다면, 그런 성격 혹은 환경이 된다면 해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어느샌가 웬만한 바람을 이길 수 있는 듬직한 나무가 되어 고통과 고난이야말로 하늘이 자신에게 준 선물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뿌듯한 만족감이 든다.


 이 시대에는 직장을 다니든, 퇴사를 하든 순탄한 길은 없다. 

 어떤 길을 택하든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다.  언제나 달콤하고, 안전하고, 멋지고, 자유로운 삶은 없다. 이길을 가나 저길을 가나 고통과 함정은 늘 있다. 그걸 다 감수하고 가겠다는 용기가 없으면 모든 길이 다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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