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아직도 같이 잔다고?”

내 궁상 요리는 가족 사랑 - 돼지등뼈 감자탕 & 얼갈이배추 겉절이

by 수정중


"아부지! 내도 인자 중학생인데, 내 방이 따로 좀 있어야 안 되겠십니까?"

"오데(어디), 니 방이 오딨노! 노는 방이 있어야 주지!"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일이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집에 빈 방이 없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나는 허구한 날 '내 방' 타령(?)을 했다. 지금에서야 느끼는 것인데. 내가 열다섯 살이었던 그 해가 ‘사춘기’였던 것 같다. 지금은 사춘기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성장통을 겪는 시기'라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내가 중학생이었던 시절에는 사춘기는 누구에게나 생소했다. 그러니 정작 사춘기 병을 앓던 나에게 사춘기는 ‘가정’ 책에서나 보고 배운 낯선 단어였을 뿐이었다.



출처 픽사베이


당시 우리 가족 할머니, 아버지와 엄마, 나와 동생들 셋 그리고 큰아버지까지 총 여덟 명이었다. 또, 우리 집은 방이 세 개였다. 나는 안방에서 할머니와 두 동생과 같이 지냈고, 건넌방에는 아버지와 엄마가 막내 남동생을 데리고 잤다. 안방과 건넌방 사이에 방처럼 생긴 ‘안청(대청마루)’이 있었지만 방으로서 기능은 없는 곳이었다. 별채에 방 하나가 더 있는데 그곳은 큰아버지가 혼자 살았다. 큰아버지는 열 살 때 열병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어서 돌아가실 때까지 우리와 함께 살았다.


“그라모. 아부지, 내는 큰 아버지 방에서 살끼라예!”


그렇게 고집을 부려서 나는 큰아버지 방에서 두어 달을 지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큰아버지 방에서 지낼 정도로 동생들과 함께 있는 게 싫었던 것 같다. 할머니는 어른이라서 상관없었지만, 내 눈에 동생들이 너무나 철없어 보였고 중학생인 나보다 정신적으로 많이 어려 보였다. 그래서 동생들과 함께 한 방을 쓰고 자면서 말을 섞는다(?)는 자체가 싫었다. 쉽게 말하면 그때 나는 ‘중학생과 국민학생은 노는 레벨이 다르다’고 생각한 것이다.


큰아버지 방에서 산지 두 달이 지난 어느 날 아침이었다.


“악! 사람 살려!”

“이게 뭔 소리고!”



출처 픽사베이

내가 아침에 눈을 떴는데,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서 소리를 지른 것이다. 내 손과 발이 ‘새끼줄’에 꽁꽁 묶여 있었다. 여기서 새끼줄은 볏짚을 꼬아서 만든 줄인데 주로 초가지붕을 엮거나 쌀가마니를 묶을 때나 쓰는 것이다. 그런 새끼줄이 밤새 내 두 손과 두 발을 묶고 있었던 것이다. 내 목소리를 듣고 방문을 연 엄마에게 큰아버지가 한 말이다.


“제수씨! 아이고. 밤새 잠터시(잠투정)가 심해서 얼마나 발로 차던지. 새끼줄로 꽁꽁 묶어 버렸소!”

“호호호!”

“까르르르르!”


이 일로 온 가족이 웃었지만 나에게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그날 이후 나는 다시 할머니 방에서 동생들과 함께 지내야 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쭈욱!’




며칠 전, 남편이 아들에게 물었다.


“그 박사는 미국 유학 갔어?”

“네, 그 형은 지난주에 갔어요”

“그럼, 너 혼자 방을 쓰겠네?”

“아뇨. 바로 다른 학생이 들어왔어요”


아들은 대학원 기숙사에서 2인실을 사용하고 있다. 작년에 1인실을 신청했는데 떨어졌다. 아들 말에 의하면 기숙사 1인실은 ‘하늘의 별 따기’ 정도로 쉽지 않다고 한다. 그렇게 한 학기를 몇 살 많은 박사과정 형과 지냈다. 그러다가 그 형이 유학을 떠났고 '다시 새로운 룸메이트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남편과 아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혼자 지낸 날도 없었겠네”

“네. 대기자가 많이 있어요”


그때, 내가 끼어들었다.


“그럼, 사람이 바뀌어서 또 서로 익숙해져야 하겠네!”

“…”

“당분간 좀 불편하겠다!”

“뭐, 조금. 근데 서로 그렇죠!”


이 대화를 통해 기숙사 2인실에서 지내는 아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요즘은 대부분 자녀들이 자신의 방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방송에 나오는 사례자들을 보면,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미리 아기방을 만들어서 장식하고 꾸미기도 한다. 그러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그만큼 혼자 방을 쓰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다.


아들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혼자 생활을 하다가 전혀 모르는 사람과 기숙사 즉, 한 방에서 함께 지낸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이 어딜 가도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게 두 다리 쭉 뻗고 잘 '잠자리'라고 했는데. 워낙에 말이 없는 아들인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조용히 한 마디 더 했다.


"사실 그게 제일 힘들죠. 누군가와 같이 잔다는 것이요..."




“야! 아직도 같이 잔다고?”

“요새도 같이 자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는 떨어져 잔 지 벌써 2년이야. 얼마나 편한데!”


지난 주말, 2년 만에 부부 모임을 했다. 그런데 이런 대화가 오갔다. 이 이야기는 아직 남편과 한 방에서 지내는 내게 한 마디씩 하는 것이다.



출처 픽사베이


예전에는 이런 말을 부끄러워서 못했다. 그런데 만나지 못한 기간이 긴 탓인지. 사람들 대화가 더 짙어지고 진솔해진(?) 것 같았다. 아니면, 어느새 ‘우리가 늙은 50대와 60대라서 이제 부끄럼도 없어져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술도 안 마시는 모임인데, 그 분위기에 취해서 일까? 덩달아 나도 솔직한(?) 내 속마음을 드러내 버렸다.


“사실 말이야. 나 남편이 코로나 걸리고 후유증으로 기침도 심해서 처음으로 떨어져 잤어. 근데, 너무 편한 거야…”

"까르르르. 이제야 그 맛을 봤네! 편하게 계속 혼자 자! 얼마나 편한데!"


다행히 남자들은 따로 다른 테이블에 있어서 남편이 내 이야기를 못 들었다.


그날 밤,


“여보, 이제 안방으로 와야지”

“어...? 어...! 근데, 아직 당신 기침을 많이 하던데... 기침이 나으면 갈게!”


'아! 내 사춘기가 한번 더 오는 것 같다. 자꾸 내 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독자님들, 안녕하세요! ^^~

여름처럼 덥더니 다시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봄 날씨네요.

기온차가 심할 때 건강 잘 챙기시고

이런 때, 보양식도 많이 챙겨 드시면 춘곤증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는 생협에서 보내온 문자를 보고 돼지등뼈 1.5kg을 1만 원에 주문해서

코로나 후유증으로 기침을 많이 하는 남편 보양식을 만들었어요.

감자가 없어서 냉장고에 있는 단호박을 대신해서 <감자탕> 이름을 붙이기는 좀 그렇지만

‘돼지등뼈 감자탕'과 얼갈이배추로 '겉절이'를 했어요. 그 레시피를 올립니다.



얼갈이배추 겉절이에 고기를 함께 먹으면 겉절이의 상큼함이 고기를 감싸주어서 정말 맛있어요.



남편이 무척 맛있게 먹고, 남겨 두었다가 주말에 아들에게도 주었는데 “맛있다”라고 했어요!

리액션이 좋은 두 남자 덕분에 제가 좀 힘이 들지만

요리하는 맛이 납니다.^^


*돼지등뼈 감자탕


*재료돼지등뼈 1.5kg, 시래기 좋아하는 양껏(대략 500g), 얼갈이배추 반 단, 대파 2~3대, 감자 2~3개(저는 단호박 사용했어요), 깻잎 한 줌, 청양고추 1~2개(생략 가능)

*양념고춧가루 5 숟갈, 액젓 5 숟갈, 새우젓 2 숟갈(간 보면서 추가하세요), 다진 마늘 3 숟갈, 다진 생강 1 숟갈, 후추, 들깻가루 8~10 숟갈.


*시래기는 시중에 삶거나 데쳐둔 것으로 사용하면 좋다. 나는 작년 가을에 키운 무청을 말려둔 것으로 했는데 설탕을 넣고 삶아주면 부드럽게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삶은 시래기는 따로 양념하여 준비해 둔다. 시래기 양념 재료된장 2 숟갈, 참기름 1 숟갈, 액젓 반 숟갈, 다진 마늘 1 숟갈이다.

*시래기와 함께 얼갈이배추 반 단을 데쳐서 따로 양념해 두었다. 양념은 시래기와 같고 양념 양은 얼갈이배추 양에 맞추어서 반절로 줄이면 된다. 나중에 시래기 넣고 끓인 후 뜸 들이는 시점에 추가해 주면 부드럽게 맛볼 수 있다.


1. 돼지등뼈는 핏물을 빼는 시간이 따로 필요 없이 (저는 쌀뜨물에) 10분 정도 삶다가 그 물을 따라서 버리고, 고무장갑을 끼고 흐르는 물에 ’바락바락’ 씻어 준다.

이는 등뼈를 기계로 자르면서 뼈가루가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깨끗이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다.

깨끗이 씻은 등뼈는 물 또는 다시 육수 5리터를 붓고 강불에서 2~30분 삶다가 중불에서 뭉근하게 1시간 정도 끓인다.

젓가락으로 찔러서 살이 잘 분리되면 돼지등뼈가 잘 익은 것이다.

2. 미리 양념해 둔 시래기와 얼갈이배추를 넣으면서 들깻가루만 빼고 전체 양념을 넣어 준다.

들깨가루는 오래 끓이면 영양분이 손실이 되고 취향에 따라 가감하면 좋다.

3. 마지막 단계에서 대파와 깻잎을 올리고 맛을 본 다음 싱거우면 새우젓으로 간을 하면 좋다.

국물이 뜨거울 때 간을 맞추면 식었을 때, 많이 짤 수 있으니 그릇에 덜어 식혀서 따로 간을 보아야 한다.


*얼갈이배추 겉절이

*우선, 얼갈이배추 한 단에서 겉 배추는 뜯어서 돼지등뼈 감자탕에 넣고, 속배추만 따로 겉절이로 사용했다.

*재료얼갈이배추, 고춧가루 3~4 숟갈, 진간장 1 숟갈, 액젓 1 숟갈, 새우젓 반 숟갈, 매실청 4 숟갈, 다진 마늘 1 숟갈, 참기름 또는 들기름 2 숟갈, 통깨


* 얼갈이배추는 깨끗이 씻고 따로 소금에 절이는 단계가 없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양념을 골고루 버무려 주면 끝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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