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조각

성스러움

by 이준서

1.


빛[licht]



인간이 잉태되는 과정에 성령이 그 곁에 있다.

유아기를 지나, 눈을 뜨는 순간부터

인간은 부도덕함을 배운다.

아가페적 사랑안에서
악한 마음이 녹아내리고,

성령으로부터 분유된 빛에 이끌린다.

시신경을 자극하는 빛이 아닌-

영혼을 비추는 황홀함


저를 보고 계시다면 구원해주소서.


방황하는 제게,
죄에 앞선 회한으로부터

해방되게 하소서.


원죄로부터 갈피를 잃은 제게

악마의 포옹을 뿌리칠 수 있도록

지혜를 내려주소서.


사랑하는 법을 잊었습니다.


꿇린 무릎에 닿는 눈길 하나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소서.



2.


돌아오는 빛


나도 가끔은 헷갈려.

틀릴지도 몰라.

쓰러져있는 나를 봐. *


한 번의 실수에도

부서지는 관계,

나는

사람을 잃었다.


되돌릴 수 없는 사람,

수 차례의 실연


차게 식은 달빛

검은 방 검은 고양이 **

그 동공에 어른대던

한 줄기의 빛

나를 홀리는 빛,

나를 흉내내는 빛


고양이도 말 없이

빛을 바라보았다.





3.

돌아올 빛



떠진 눈에 담긴
주홍빛 노을


일렁이는 마음을 부여안고

어둠속으로, 밤을 기다리며,

다시 눈을 감는다.


다시 눈을 뜨면 낮이 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리며

이것은 겨울잠






* 양홍원 - 소나기[unrealsed]

** 검은 고양이 비유 - 철학에서 등장하는 개념.


https://www.youtube.com/watch?v=ww_YTLcvu0o




구원을 상징하는 빛이

뻔한 소재임에도 계속 소비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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