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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in Apr 28. 2020

버질 아블로가 말하는 청춘이란

에르파스 루이비통 'Coming of Age'


2020.03.05.목

'Coming of Age'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


들어가며

-

♬Thunder - Roy Blair

코로나 19의 여파로 모든 행사, 촬영, 프로젝트가 취소되었다. 졸지에 백수 신세가 된 나는 집안에 붙어있는데 한계가 생겼다.

모처럼의 외출. 코로나 19가 이렇게 심해지기 전부터 잡혀있던 약속. 예림이와 전시회를 보고 꼭 기록을 하기로 했는데,

원래 가기로 했던 '가능한 최선의 세계' 가 역시, 코로나 19의 여파로 휴관했다.

(애초에 RE;ECM 전을 휴관일에 갔던 날을 만회하고자였는데, 또 휴관된 미술관을 갈 수 없지)

이왕 이렇게 된거 조금 더 신선하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전시회를 찾아보자 다짐하고,

'Coming of Age'를 발견했다.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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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Espace Louis Vuitton Seoul)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454, 루이 비통 메종 서울 4층

T. +82 2 3432 1854

info_espace.kr@louisvuitton.com

2020년 3월 1일부터 한시적으로 관람 시간을 아래와 같이 운영합니다.

월요일 - 일요일 12:00 - 19:00

루이 비통 메종 서울 휴무일 (1월 1일, 설날 연휴, 추석 연휴)

2020년 2월 22일 부터 4월 26일까지 진행된다.

무료 관람으로,www.ticketing-seoul-espace-louisvuitton.com


미리 예약을 하고가야한다.

처음 경험해보는 시스템이었는데, 정말 만족했다. 무료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이자, 관람자의 위치를 느끼게 해주는 서비스였던 것 같다. 또 한적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



'Coiming of Age'는루이비통의 남성 컬렉션 아티스트 디렉터 버질 아블로 (Virgil Anloh)가 큐레이팅한 사진으로 이루어진 사진전이다. 버질 아블로는 오프 화이트의 브랜드 창시자인데,루이비통에서 큰 의미를 상징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1854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루이비통은 그 역사만큼 고유의 매력을 기반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명품 중에서도 전통, 모르는 사람이 없다. 전통, 고상함, 우아함이 떠오르는 루이비통이 스트릿 브랜드인 오프화이트의 수장인 버질 아블로가 루이비통의 남성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되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버질 아블로가 변화시켜나간 루이비통은 어떨까?

그의 첫 시즌 패션쇼는 굉장히 충격적이고 신선했다. 이제껏 루이비통 패션쇼에서 볼 수 없던 다양한 개성을 가진 모델과 아티스트들, 새로운 뮤직 플레이리스트까지.

버질 아블로는 GQ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제 럭셔리 산업을 바꿀 수 있는 루이비통이라는 플랫폼을 가졌고, 변화는 불가피하다.
I now have a platform to change the industry.. so i should


라고 말하며 부조화 속의 조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전혀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스트릿과 럭셔리의 조화.

도도하고,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럭셔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젊음들이 찾는 럭셔리, 청춘을 담은 럭셔리, 다양한 색을 담은 럭셔리

버질 아블로는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 전시는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리틀 빅 맨 갤러리에서 첫 선을 보이고, 에스파스 루이비통 베이징, 뮌헨, 토교를 순회하고 서울에서 전시를 시작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중견 및 신예 사진 작가 총 18이 담은 계층과 사회문제, 하위문화, 고립, 동료애를 아우르고, 청소년기에 관한 복합적이고 다각화된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인격이 형성되는 이 시기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대한 낙관적인 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마디로 버질 아블로의 핵심 키워드인'청춘, Youth'에 초점을 맞추어 관람하면 더욱 재미있는 전시이다.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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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시를 알아보며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느끼는 부분. 전시된 사진들을 집에 데려갈 수 있다. 

내 방 벽도 미술관이 될 수 있다. 

버질 아블로가 큐레이팅한 사진은 별도의 프레임 없이, 규칙 없이 거대한 벽에 그저 붙어있다. 작가의 이름도, 작품의 제목도 알 수 없다. ( 가져가는 카피 프린트에 작가의 이름이 명시되어 있다.) 마치 미드나 영화에 나오는 미국 청소년기의 주인공 방에 덕지 덕지 붙어있는 사진, 포스터 낙서 등이 떠오르는 방식이다. 이런 면에서 전시 형식 자체도 coming of age , 성장, 청소년기, 방황과 청춘을 꿰뚫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마치, '저 사진들 중 마음에 드는 걸 골라 너의 벽에도 붙여봐!' 하는 것 같은 매력적인 이벤트까지. 

관람객은 자신이 소장할 사진을 고르기 위해 하나밖에 없는 전시관에 붙은 사진들을 계속해서 반복해서, 본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 

어느 하나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또 사진들이 모두 지금의나, 청춘과 방황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 더욱. 


Coming of Age,

청춘. 청춘은 아름답다고들 한다. 청춘은 왜 아름다울까? 무궁무진한 가능성? 젊어서? 불안이 없는 시기가 인생에 어디있겠냐만은 나에게 청춘은 위태롭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위태롭기에 이르지 않고 늦지 않아서. 충분히 흔들려야, 불안하고, 자기 자신이 미운 경험을 한번은 해야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아름답다. 그 안에서 각자는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서사가 탄생하는 그 시작, 그래서 아름답고 사소하더라도 위대한 것이다. 


전시된 사진이 하나의 통일된 스타일을 갖고 있진 않다. 약간의 중구난방인 느낌도 없지 않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매력적이어 보인다. 청춘의 정의는 없으니까! 모두의 청춘은 모두가 다르다. 중구난방. 크기도, 색깔도, 표정도 다르다. 사진 하나 하나 속에 담긴 세계를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람포인트가 될 것 같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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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Coming of Age 를 보러간 이유 중 하나는 에스퍼스 루이비통 서울이라는 공간이 궁금해서이기도 했다.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미술관은 처음이었고, 외관이 정말 훌륭했기 때문이다. 전시를 보고 옆문을 통해 나가면 foundation Louis Vuitton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루이비통 문화 재단에 관한 아카이빙, 영상 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파리에 위치한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은 '미술관 벽 너머' 라는 프로젝트로 더 많은 대중들이 예술의 세계에 접목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를 올리고 있다. 



파리에 위치한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의 오디토리움에서는 다양한 문화 공연도 열리고 있는데 그 맛보기도 볼 수 있다. 에곤쉴레, 바스키아 전에 관한 도슨트영상도 볼 수 있었는데 재미있어서 모두 시청하고 나왔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전시와 브랜드, 브랜드가 갖고 있는 예술과 문화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된, 작지만 알찬 전시공간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시가 끝나기 전에 시간이 있다면 곡 방문해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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