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대표하는 여성 사진가 Rosemary Laing
죄다 낭떠러지야, 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아플지도 모르지만
내 눈을 본다면
밤하늘의 별이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야
셋 하면 뛰어 낙하- 하-
핫 둘 셋 숨 딱 참고 낙하
AKMU - 낙하
인간의 욕망은 잠잠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폭풍 속을 방향도 모른 채로 헤매고 있는 것 같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 새로운 세계로 그냥 내던져지고 싶은 마음,
우리에겐 그렇게 풍덩, 지금 있는 이 지루한 세상을 단 한번의 액션으로 바꿔버리고 싶은 욕망이 늘 있습니다.
낙하와 추락에는 언제나 두 가지가 공존합니다.
자유와 파괴.
호주 퀸즐랜드에서 태어나 시드니와 타즈매니아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이후 사진을 전공한,
사진가 로즈마리 랭 Rosemary Laing 을 소개합니다.
로즈마리 랭은 호주 사진세계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마치 영화를 제작하듯 세밀한 현장 연출을 통해 회화적인 비현실성을 현실인 사진으로 포착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로즈마리 랭의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는 바로 자연환경이에요.
자연은 자유로움 그 자체이죠. 인간과 가장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자연을 배경으로 인간의 요소를 개입시키면서 시각적인 충격을 주는 것과 동시에 누구나 쉽게 마음 속에 질문을 피어어오르게 하는 게 로즈마리 랭의 능력이죠.
오늘 소개하는 flight research 프로젝트는 1999년부터 2000년, 세기말과 세기초에 진행되었습니다. 로즈마리 랭이 회화에서 사진으로 무대를 옮긴 건, 기술과 인간 사이에 작용하는 긴장관계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었어요.
기술은 인간을 어떻게 자유롭게 하고, 또 어떻게 속박하는가. 이 때에는 그것이 카메라, 인터넷, 그래픽들이었죠.
인간은 비행기라는 기술을 입고 하늘을 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술이 없이 하늘을 나는 건 애초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형상이 아니었죠.
그런 인간에게서 비행기라는 기계를 벗겨냅니다.
기술로부터의 해방이죠.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겁니다.
다양한 연작들에서 드러나는 하늘의 색은 어떤지, 그것이 무얼 말하는지.
왜 여성을 모델로 삼았는지,
왜 웨딩드레스를 입었는지,
그 얼굴은 두려워보이는지, 짜릿해보이는지, 떨어지는 몸의 모양은 어떤지.
우리가 하늘을 날며 모두 똑같이 의자에 앉아있는 형상들은 얼마나 부자연스러운 것인지.
우리에게 저 사진과 같은 해방이 필요한지,
그렇다면 나는 어떤 것으로부터 저런 기분을 느끼고 싶은지.
여러 인터뷰나 미술관 컬렉션의 설명에 따르면
흰색 웨딩 드레스와 하늘색 자연 하늘의 분명한 대조를 나타내기 위해서였다고 해요.
그리고, 하얀색 웨딩드레스는 모더니티를 상징하기도 하죠.
어느나라에 있던, 어떤 나이의 신부이던 우리는 마치 모두에게 똑같이 맞춰진 프레임이 있는 것처럼,
꼭 공장 속 기계처럼 모두가 결혼이라는 사회적 시스템에서는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죠.
기술로부터의 해방을 표현하고 싶었던 로즈마리 랭의 생각이 사진을 위한 모든 연출에 연상작용 처럼 영향을 미친 것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무궁무진한 공간으로, 또 어쩌면 두려운 공간으로
떨어지는 심상들을 애정해요.
처음 이 작품을 미술관에서 만난 순간 머릿 속에서는 존박의 falling 과 악뮤의 낙하가 자동재생 되면서
계속해서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었죠.
다양한 연작들을 검색해보다보면 어떤 사진에서는 마치 망망대해에 아무것도 모르고 부유하고 있는 불안한 제가 떠오르기도 하고, 또 어떤 사진에서는 이렇게 탐험해볼 수 있는 자유를 누리는 것에 대한 안도감이 느껴지기도 해요.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사진을 볼 때마다 모델의 눈을 마주쳐보려고 노력해요.
혼자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거든요. 악뮤의 낙하 가사처럼, 함께 뛰어내리는 이가 있다면
서로의 눈이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것 같은, 순간 찰나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고 끝없이 낙하할 수 있을테니까요.
I made flight research in 1999 - at a time of great optimism for the new century. The photographs on one level... resemble a desire for liberation and are entirely escapist. On a possibly banal level they are an embodiment of the desire for a better state of existence in the world - unhindered and unfettered by the stymie of necessity and cultural condition. I wanted to unfetter the body from the trappings of the technical prostheses of flight... and place the body in flight (in suspension) between the earth and oblivion (the sky) and all that can be out there.
Rosemary Laing
https://nga.gov.au/about-us/obituaries/rosemary-laing-obituary/
https://www.artgallery.nsw.gov.au/collection/works/151.2011/#about
https://artblart.com/2014/04/27/review-the-paper-by-rosemary-laing-at-tolarno-galleries-melbourne/
https://www.instagram.com/tolarno/p/C4OgGTdS9Mq/?img_inde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