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사이더들의 진짜 미술축제

Archibald, Wynne and Sulman Prize 2025

by 수민


호주 사람들은 역시, 호주의 상징인 따뜻한 햇살처럼 언제나 뜨거운 마음을 유지하려고 하는 걸까요?

호주의 겨울이라고 할 수 있는 5월, 시드니사이더들의 마음만은 뜨겁게 수놓아줄 다양한 문화행사가 다가오고있습니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시드니에서 5월 말은 아주 바쁜 시기가 될 텐데요.


책 덕후들을 위한 시드니 작가 축제 Sydney Writers Festival,

미디어 아트, 이머시브 아트로 시티를 뒤덮을 비비드 시드니 Vivid Sydney,

영화 덕후들을 위한 시드니 국제영화제 Sydney Film festival,


그리고, 뉴사우스웨일스 주립미술관에서는 호주 최대의 미술대상, Archibald 시즌이 시작됩니다.


Archibald Wynne, Sulman Prize 아치볼드, 윈, 서먼 프라이즈는 호주 최대 상금과 함께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공모전인데요. Archibald 는 초상화 부문, Wynne 는 풍경화 부문, Sulman 은 장르화, 벽화 등 을 다루고 있습니다.한국에도 미술대전이 있긴 하지만, 아치볼드만큼 이목을 끌고 또 모두가 축제처럼 참여하게 되는 규모까지는 아닌 것 같아 좀 더 새롭게 다가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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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볼드 시즌이 다가오면 Art Gallery of NSW 뉴사우스웨일스 주립 미술관에서 근사하게 전시회가 열리고,

음악과 음식이 함께 하는 아치볼드 페스티벌과 관련된 다양한 미술행사들이 열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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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7 Archibald Prize 수상작 Agatha Gothe-Snape 2. 2025 Restless legs 개인전 전경


2017년에 Archibald 를 수상한 Mitch Cairns 미치 케언즈의 개인전이 현재 Syndey Contemporary Art Project의 일환으로 뉴사우스웨일스주립미술관 신관 Narra Badu 에서 열리고 있어요.


그만큼 이 상이 호주 미술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지 알 수 있죠. 미치 케언즈는 아치볼드 수상 이후에 다양한 레지던시와 개인전으로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나갈 수 있게 되었답니다.


세 개의 상을 줄여서 AWS 라고 부르는데, 매년도의 AWS 최종 우승자들은 엄청난 상금과 함께 큰 명성을 얻게 된답니다. 그 해AWS 우승 화가들의 이름과 수상작만 알고 있어도, 가장 핫한 호주 회화 작가들을 다 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특히 재야에 숨어있던 회화 작가들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라서, 많은 미술 애호가들이 모든 이목을 집중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물론, 각기 다른 고유한 가치를 가진 예술의 다양성에 어떻게 점수를 매기며, 승자를 선정하느냐에 대한 논란도,

예술을 유형화해서 회화만 다룬다는 점에서 생기는 여러가지 비판도 있지만,


매년 선정되는 작품들을 비교하면서 호주 사람들이 어떤 화풍과, 느낌, 감정에 더 반응하는지 궤적을 따라가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하죠.


인기가 많은 만큼 매년 아치볼드 시즌이 되면 여기저기에서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이 나오는데,

그것조차도 100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는 아치볼드 프라이즈에 유고한 서사를 더해주고 있답니다.


바로 오늘, 따끈 따끈하게 공개된 올해의 수상작들을 소개해볼게요.


8d8d976f04d3eb60bafdb929aff5e92a.jpeg?type=w966 Julie Pragar - Flagship Mother Multiverse (Justene)


작가 Julie Pragar 줄리 프라가의 '플래그십 마더 멀티버스 (저스틴)' 이 최종 우승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스틴 윌리엄스는 수상자 줄리 프라가의 동료 아티스트로 함께 대학생활을 하고 회화부터 공연, 실험미술까지 종횡무진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인데요. 저스틴의 끝없이 확장되는 예술적 열정, 그리고 그녀가 펼쳐나가고 있고, 또 앞으로 펼쳐나갈 예술적 세계관에 경의를 표하는 마음으로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자세히 보면 왼쪽 저스틴의 손끝을 바라보는 작은 소녀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저스틴의 딸로, 엄마의 노동을 존경하는 마음, 그리고 자신도 엄마를 따라 이렇게 멋진 사람이 되어야 하나 하는... 귀여운 걱정을 담아냈다고 합니다.


아치볼드 소식을 전하면서 오랜만에 초상화라는 장르의 매력을 곱씹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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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세레모니에 직접 똑같은 옷을 입고 등장한 모델 저스틴 윌리엄스.

매년 초상화부문인 아치볼드 수상작을 발표할 때마다 실존하는 모델이 함께 나와 소회를 밝히는데,

그 점에서 초상화는 그림으로 전하는 편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와 모델의 관계성, 생각하는 마음, 그 사람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 골똘히 생각했던 과정들을 함께 상상해볼 수 있다는 게 즐거운 것 같아요.


더군다나, 줄리 프라가는 104년 아치볼드 역사상 13번째 여성 수상 작가라고 합니다.

올해 새롭게 취임한 뉴사우스웨일스주립미술관의 관장은 역사상 최초 여성 관장이라고 하고요.

그런 점에서 더 의미있는 한 발자국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f9461920ddc39cae53f29e74929cd236.jpeg?type=w466 Jude Rae's Pre-dawn sky over Port Botany container terminal has won the Wynne Prize 2025.



13455cc4d8815932aea65fec57701cb1.jpeg?type=w466 Gene A'Hern's Sky painting has won the Sulman Prize 2025. (Supplied: AGNSW/Jenni Carter)


풍경화 부문 Wynne 프라이즈에는 Jude Rae 의 작품이, 장르화 부문 Sulman 프라이즈에는 굉장히 젋은 작가인 Gene A' Hern 의 작품이 선정되었습니다. Jude Rae 작가의 경우에는 정물화 작품이 수상작과 굉장히 다른 스타일로 감각적인 작품들이 많아서 나중에 따로 한번 소개해보려고 해요.


다양한 매체로 변모하고 있는 현대미술도 항상 흥미롭지만,

회화만이 주는 직관적이고 단순명료한 즐거움이 있죠.


그렇기에 수많은 시드니사이더들이 아치볼드 시즌에 열광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림은 세상을 담고, 사람을 담으니까요. 예술 중에서도 가장 쉽게 대중과 연결점을 주는 매체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치 시즌은 이제 시작되니, 또 재밌는 소식이 생긴다면 미술편지에 한번 더 다뤄보도록 할게요.


여러분은 일생일대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면, 어떤이를 여러분의 화폭에 담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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