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결 도감 – 마음은 실로 짜여 있다』
실크의 질감처럼
부드럽지만 경계가 흐려지는 마음,
붙잡으려 할수록 멀어지는 감정을 따라가볼게요.감정이 잡히지 않고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날의 이야기
오늘의 감정결 : 실크 진주빛
그날은 시작부터 이상했다.
일어나자마자 무언가 불편했지만
그게 배가 아픈 건지, 마음이 아픈 건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창문을 열었는데 빛은 밝았고, 공기는 찼다.
모든 건 멀쩡한데 나는 조금씩 어긋나 있었다.
아침에 마신 물이 목을 미끄러져 내려갈 때
내 기분도 함께 어딘가로 흘러내리는 느낌이었다.
커피를 타다가 손등에 뜨거운 김이 닿았는데
그 자극조차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누군가 말을 걸면 방금 듣고도 잊어버렸고,
해야 할 일을 하다 말고 왜 시작했는지 생각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그날의 감정은 나를 통과하긴 했던 것 같다.
그게 슬픔이었는지, 짜증이었는지, 허무였는지.
하지만 어느 것도 확실하게 붙잡히지 않았다.
실크 천을 쥐면 손가락 사이로 자꾸 미끄러지는 것처럼
그날의 마음은 닿았지만 결코 손에 잡히지 않았다.
나는 그저 계속 무엇인가를 쥐고 있느라 손끝이 피곤했다.
“감정을 붙잡지 않았더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감각 리추얼 질문
오늘 당신의 감정은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나요?
지금 이 마음을 색으로 표현한다면요?
이 감정을 붙잡지 않고, 그저 따라 흘려보낸다면 어떤 결이 그려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