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얽힌 결 – 겹겹이 얽혀도 하나의 무늬가 된다

어떤 감정은 설명이 어렵다

by 결 디자이너


*감정결 도감이란
감정을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들을 위한 조용한 무늬 지도
누구나 한 장씩 꺼내 읽고, 그 날의 결을 자신의 리듬으로 붙일 수 있는 감각 산문집
"내 감정은 오늘 어떤 옷감으로 짜여 있을까?”
“이 마음의 주름을 다려야 할까, 그냥 안고 가야 할까?”
“감정은 늘 표면으로 남는다. 그 결을 만져보면, 나를 알 수 있다"






조금 더 복잡한 결이 엉켜 있는 날의 이야기

겉으로는 단단하지만 속은 복잡한,

겹겹이 얽힌 감정의 구조를 시각적 무늬로 풀어내기 딱 좋은 감정결어.


오늘의 감정결어 : 말없이 얽힌 결

트위드 / 스톤 멜란지





그날은 나도 내가 무슨 감정인지 몰랐다.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그냥 피곤했던 것 같기도 하고,

사실은 아무 일도 없었는데 아무 일도 없다는 게 괜히 서운했다.

마음이 엉켜 있었다.


그런데 그 엉킴이 너무 조용해서 누가 봐도 멀쩡해 보였다.

일을 하고, 밥을 먹고, 누군가에게 잘 지내냐는 인사도 건넸다.

내 표정은 말끔했고, 메시지엔 이모티콘도 붙였다.


그 모든 건 이상할 만큼 잘 흘러갔고,

나는 이상할 만큼 무표정하게 그 흐름에 탑승했다.


하지만 속에서는 실타래 같은 감정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말하지 않은 감정’이 많아질수록 내 마음은 조용해지고,

조용한 감정은 더 엉키기 시작했다.

그건 꼭 트위드 같았다.


실 한 가닥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마음.

서로 다른 색, 굵기, 온도를 가진 감정들이

하나의 표면에 얽혀 ‘괜찮은 나’라는 무늬를 만들고 있었다.


나는 알았다.

이 결은 깔끔하게 풀 수 없다는 걸.

그래서 그날의 나는 그 무늬를 해명하려 하지 않았다.


말없이 얽힌 마음에도 그 자체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걸

조금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는 단일한 감정이 아니라, 겹겹이 얽힌 실이었다."


감각 리추얼 질문

오늘의 나는 몇 겹으로 짜여 있었을까요?

지금 내 안에 얽힌 감정들은 어떤 색을 띠고 있나요?

이 복잡한 감정을 선으로 그린다면, 직선일까요, 고리일까요, 실뭉치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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