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의 시간 6> 2021년 8월 16일
과일이 드시고 싶다고 제일 좋아하는 포도를 찾으신다. 그래도 먹고 싶은 것이 있는 건 삶의 의지가 있다는 거 아닌가. 병원밥은 목구멍에서 도저히 안 넘어가고 포도 10알만 드셨다. 벌써 이틀째 밥은 안 드시고 포도, 메론, 망고 과일만 드신다. 결국 영양제 수액을 달았다.
어머니는 오늘도 검정 것이 날아다닌다고 하신다.
오늘 어머니는 하나님이랑 대화를 하셨다고 한다. 어머니는 독실한 신앙인이 아니다. 교회는 다니지만 성경책 읽으면 머리 아프고 차라리 찬송가 틀어라 이러시는 분이시다.
"하나님 아프니까 살려주세요~~"
"새 생명으로 태어나서 행복하게 살아라."
형상은 안 보이지만 하나님 목소리만 들렸다고 한다. 몸은 기능을 상실해 가도 마음에서 죽음의 공포를 완화시키기 위한 준비를 한다고 한다. 죽음 앞에서 사람은 얼마나 외롭고 불안해지는가. 옆에서 간호하는 사람보다 더 큰 존재를 향한 믿음이 어머니를 보호해 주고 있는 건 아닐까.
어머니에게 새 생명의 의미는 무엇일까. 내가 가진 생명력대로,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살았어야 했는데.....자식들 챙기랴. 남편 눈치 보랴 나를 죽이고 무감각하게 삶을 살았던 것 아닌가. 하나님이 아시는 것일까? 어머니가 일어나서 힘들다고 처음 눈물을 흘리셨다.
“너무 힘들어...”
눈물도 많이 안 나오시고 수면 상태로 앉아계신다. 복수를 빼려고 4군데 바늘을 꽂았으나 복수는 나오다 말았다. 의사 선생님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큰 한숨을 내쉰다. “죄송합니다. 내일 다시 시도해 보죠.” 하며 나가셨다. 복수로 찬 배는 소변줄까지 내려 앉아 압박을 했다. 누우면 숨이 차고 기침이 나와서 똑바로 누워서 잠도 못 주무신다. 어머니를 담당하는 간호사가 진통 주사를 놓으며 말한다.
“000님 고통을 제가 조금이라도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어머니의 감사기도를 듣고 하나님이 천사 간호사를 보내준 건지 모른다.
임종은 일련의 과정, 알지 못하는 회색의 순간. 가족의 죽음이 관중처럼 되는 것이 아닌, 죽음은 겪어서는 안될 일이 아니다.
이 당시 어떤 책을 보고 카톡에 남겨 둔 글이다. 가족의 죽음이 관중처럼 되지 않도록 다짐을 했던 것 같다. 어두운 길 외롭지 않도록 곁에 있는 자가 되겠다고. 죽음은 비극이나 천벌이 아님을. 새 생명의 꽃을 피우기 위한 마지막 고통이기를.
엄마가 병원에 가니 둘째 아이가 할머니가 좋아하는 보라색 꽃을 그려서 보여주라고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