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결 디자이너 Jul 28. 2023

1. 내 가치가 꿈이다

김결의 결론 

40대인 지금의 나는 꿈이 없다고 말한다. 초중고 때는 선생님이었고, 사회생활 시작 후엔 디자이너로 취업을 하였으니 디자이너 팀장이 내 꿈이었다. 꿈이란 본래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인데 많은 대가를 치르며 나는 실장까지 갔으니 진작 꿈을 이뤘다.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난 그렇게 열정적으로 꿈을 이뤘을 것 같다. 퇴사 후엔 꿈이 자동 만기되었다. 다시 회사에 들어갈 생각이 없으니 만기연장도 안된다.  


'꿈'이라는 것은  한 쌍의 빛과 그림자이다.  나를 앞으로 나가게 하는 빛이기도 하지만 부담감과 압박감으로 나를 누르는 그림자이기도 하다. 때론 내가 갈 길이 있다는 안도감의 빛을 비추기도 하고 부단한 애씀으로 마음에 어둠을 몰고 오기도 한다. 


사실 내가 꿨던 꿈은  실현가능한, 내 손에 잡힐 것 같은 , 내가 할 수 있을 법한,  내 한계를 인정한 목표에 불과하다. 다시 꿈을 꾸라고 하면 나는 이렇게 할 것이다. 꿈은 말도 안 되게 꿀 것이다. 실현 불가능하고 나를 넘어서는 꿈을 꿀 것이다. 나라면 절대 못 이룰 것 같은 꿈을 꿀 것이다.

꿈은 꿈이여서, 꿈이니까 꿈으로 남겨두고 싶어서.

꿈은 북극성처럼 손에 잡히면 안되는 것이다. 

이 세상 소명을 다할때까지 그 별을 보고 가야하는데.....40살 이전에 별이 없어졌다.


다시 꿈을 꿔 볼 만한 기회가 생겼다. 소중한 인연들로 인해 나는 거듭남에 거듭나서 새로운 옷을 입었다. 여러 겹의 성형을 거쳐 정선미에서 김결로. 이젠 김결의 언어를 쓸 것이다. 



김결은  '내 가치가 꿈이다'라고 말한다. 가치는 '꿈'처럼 애쓰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가치는 내 안의 샘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내 몸에 유전적인 동맥경화증이 없다면야. 


그동안 쌓였던 끈적끈적하고 딱딱하게 굳은 찌꺼기들을 글쓰기와 미술로 치유하면서 가슴에서 뜨거운 기운이 나가는 흐름이 느껴졌다. 동맥벽은 원래 탄력성이 많고 내면이 매끈하여 피의 흐름이 심장에서 여러 장기로 흘러가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내면을 매끈하게 만들었다면. 이제 그 흘러가는 샘물을 따라가면 된다. 


 40대 중반이 돼서야 발견한 이것은  천동설에서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의 발견과 맞먹는다. 괴테의 '발견'이라는 시처럼  '나는 조심스레 그 작은 뿌리를 파내어 아름다운 집 뜰로 날아왔네. 그러고는 다시 심었네. 조용한 곳에. 이제 그 꽃 자꾸 가지 뻗어 그렇게 계속 꽃피고 있네. ' 이 꽃의 발견이 곧 가치의 발견이다. 



김결의 가치는 작은 뿌리들을 가져다가 심었다가 자연스레 말라비틀어진 것도 있는 와중에 계속 꽃피고 있는 세 가지가 있다.  '창조, 쓰임, 성장'의 가치 키워드 이것이다. 다른 언어로 대체될 수 있는 유연함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꼭 이래야만 해, 해야만 해, must의 조동사는 내 사전에 없기 때문이다.


노동의 가치로 대입시켜 본다면, 이런 질문을 던진다.

창조는 유니크다. 구별되는 남과 다름으로 유니크한 결자이너가 되는 길인가?   

쓰임은 세상을 향해 善美하게, 쓰여지는 것인가? 

성장은 삶의 질에 영향을 끼치는 성장인가? 다른 사람이 성장할 기회가 되는 것인가? 


이 가치가 실현되는 곳을 만나는 것이 김결의 '꿈'이다. 아마 김결은 평생 꿈결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 그러고 싶어서 내 가치가 꿈이라는 말을 건넸을 것이다.  


결국, 

김결은 전혀 다른 내가 아니다는 것을 발견한다. 善美하게 라는 가치를 품고 있다. 김결이 되고 나니 '善美하게'라는 가치가 돋보인다. 예전의 '정선미' 나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거듭남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나되게 하는 선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