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산다는 건 뭘까?
임산부가 된 이후로 날 찾아온 가장 반갑지 않은 손님은 바로
무기력증이다. 온몸이 천근만근.
그렇다고 누워만 있으면 행복하냐.
그것도 아니다.
어느순간 어느자세로 누워도 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배도 나오지 않았는데 큰일이다.
게다가 유난히 생생한 기분안좋은 꿈에 밤새 시달리거나
남편의 탱크같은 코골이에 잠을 설치거나
갑자기 한밤중에 찾아오는 배통증에 확 잠이 깨거나
밤중에 꼭 한번씩 가고싶은 화장실 덕에 ..
숙면은 어느새 남의얘기가 되어버렸다.
그러니 아무것도 하기 싫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피로는 쌓여만 가고 출근은 너무 하기 싫고.
그런 나날들의 연속이다.
그리고 또하나.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외로움이 점점 커져서
시도때도 없이 눈물이 나거나 우울하고
관사에는 이미 일주일째 안들어가고
무려 왕복 세시간이 넘는 출퇴근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몸은 너무 힘들지만 그렇게라도 남편이 있는 집에오면
정서적으로 많은 위안이 되고 안정이 된다.
그치만 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까.
아이에게 너무 피로감을 주는 건 아닐까.
걱정이 태산이다.
이 모든게 정말 임신때문일까?
가끔은 의문이든다.
어쩌면 핑계를 대는 것은 아닐까.
임신을 무기로 그동안 부리지 못했던 엄살을
한껏 내보이고 있는건 아닐까.
어쨌든 월요일이 다가오고 있는 이 순간.
무척이나 우울한 기분에 아기를 핑계로 과자한봉
혼자 다 먹을 기세로 집어먹으며 속풀이를 하니
조금은 살것같다.
그래도 내일은.
여전히 눈물날만큼 맞이하기 싫은 월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