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강변에 모닥불을 피우고
낚싯대를 드리운 채
그는 간이의자에 앉아있다
한 손에는 낚싯대를 쥐고
강변에 찌를 감춘 채
그는 멍하니 불을 바라본다
잔디는 얼굴이 누렇게 뜨고
이름 모를 들꽃들은 잎을 저민다
하늘은 새까맣고
모닥불이 타닥이며 빛난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삶의 흐름과 같은 강물,
그 강물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인간들은 피어나고 진다
이름 모를 들꽃처럼
강물엔 기포 하나 올라오지 않는데
그는 무엇을 낚으려
이 강변에 자리를 잡고 앉았나
이까짓 자그마한 모닥불로는
겨울의 냉기를 감당할 수 없을 텐데,
그의 간이의자는 삐걱대는 소리 하나 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