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길 위 노란 꽃

by 장순혁

노란 꽃은
씨앗마저 노랗지 않아

검거나 갈색의
씨앗을 흙에 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니
단지 노란 꽃잎 안고
피어났을 뿐이야

씨앗도
자기가 꽃일 줄은
알지 못했을 거야

슬쩍 건넨
외로움에
사랑이 딸려간 것도
모르고 있을 거야

차가운 회색 길 위에
왼쪽 귀를 대고
진동을 듣고 있어

쓰러진 건지
일부러 누운 건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귀를 대고 있어

땅이 그르렁댈 때
그 원인이 앞인지, 뒤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나는 이곳에 있어

아프게 생각하고
슬프게 빛나다
해맑게 저무는 해처럼

텅 빈 길거리에 가득한
침묵과 정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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