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겨울 나무는
제 잎의 생기를 뽑아
뿌리에게 나누어주어
겨울을 버틸
방비책을 마련한다
나뒹구는 낙엽은
이젠 나무의 부속물이 아닌
하나의 당당한 이름을 달고
나무 밑에 쌓인다
내리는 눈이
나무 밑부분을 가리고
봄이 찾아와 다시 녹을 때에
낙엽은 한줄기 거름이 되어
나무를 한층 더 성장하게 한다
나이테를 한 줄 더한다
삶이란 이런 것 아니겠는가
제 몸을 깎아 제 몸을 불리는
부차적인 것은 덜어내고
어린 시절처럼 거세게 자라나
하늘에 닿을 듯이 높아지는 것
자기 꼬리를 집어삼키는 뱀과는
분명히 다르다
뱀은 짧은 시간 안에 죽겠지만
나무는 사계절을 온전히 버텨내는 것이다
새로운 년도가 나무를 밝히고
어제와는 다른 태양빛을 받으며
밤조차도 나무를 잠에 들게 하지 못하고,
꿋꿋이 버텨낸 나무들만이
새로운 날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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