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 모를 외국의 노래를 들으며,
그 속에 섞여 들려오는
창문 밖의 빗소리와 천둥도 들으며
두 눈을 감은 채로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있어요
우산 하나 없이 밖으로 나가
내리는 비를 맞으며
얼굴에 맺히는 빗방울을 느끼고
비가 머리를 적심을 느낍니다
길가에는 웅덩이가 생기고
그 웅덩이의 표면을 두드리는
거센 비의 뭉침
노래가 고조될수록
심장박동은 따라 빨라지고,
차가워지는 몸은
저체온증으로 떨고,
입술의 색이 파랗게 변할 때
머리에 피가 부족해
길가에 아무렇게나 쓰러지면
웅덩이는 슬금슬금 다가와
나의 코와 입을 끌어안아
나는 빗물을 마시고
빗물을 내뱉다가
또다시 빗물을 마시고
다시 빗물을 내뱉어요
이러다 보면 언젠가는
웅덩이와 하나가 되어
그저 동그랗게 고이게 될 수 있을까요
웅덩이처럼 말이에요
해가 뜨겁게 빛을 발하면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질
웅덩이처럼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