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물은 밭에 봄비가 내립니다
아직 여름도 한참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가물으면 어쩌자는 건지
그래도 마루에 앉아 봄비를 바라보니
겨울의 차가움과는 사뭇 다른 시원함이
바람을 타고 느껴집니다
새싹들은 비를 마시며 자라나고
초록빛으로 마당을 물들입니다
뿌리가 보였던 나무들도
오랜만의 비를 벌컥이며 들이킵니다
갈증이 해소가 될는지
안되더라도 여름의 장마보다는 낫겠지요
장마라는 놈은 최소가 없어
하늘에 구멍이 생긴 마냥 쏟아져 내리니
모든 것이 휩쓸려 가버리니까요
내리는 빗물도, 사람들 사이 관계도
적당한 것이 좋겠지요
너무 많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게
너무 적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진회색 빛 구름이 전하는 투명한 빗줄기
참 아이러니하지요
검정에 가까운 구름이 투명한 비를 내리게 하다니
모든 것이 삶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르게 가물은 밭과 이른 봄비도
장미꽃 붉게 타오르는 밤, 이 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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