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새

by 장순혁

싸라기눈이 내릴 적에
바알간 동백꽃이 맺힌 가지에
파란 새는 앉아
한참을 지저귑니다

주변에 새의 무리는 보이지 않습니다
파란 새는 홀로 지저귑니다
날개에 눈이 엉겨
파란 새는 얼어붙어 갑니다

어여쁜 소리를 내던 부리가 얼고
결이 고운 날개가 얼고
사계를 담은 눈이 얼고
나무를 꽉 잡은 발이 얼고

머지않아 파란 새는 얼어 죽을 것입니다
쓸쓸히, 자신의 지저귐도 없이,
툭 하는 소리도 없이
나무에서 떨어질 것입니다

나무는 새를 그리워할까요
자기가 빚은 동백꽃과는
반대의 색상인 파란 새를,

나무는 새를 잊지 못할까요
모든 것이 얼어붙는 겨울,
유일한 손님을

다시 봄이 찾아온들
파란 새는 돌아오지 않겠지요

그 맑은 지저귐 또한
마찬가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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