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성당

by 장순혁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오후
사람들이 띄엄띄엄 앉은 성당에
아이가 들어선다

아이는 자그마한 오른손과
손목 위로 텅 빈 왼팔을 모아
저 구름보다 높은 곳에 계신 분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린다

기도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두 눈 꼭 감은 아이의 표정에는
성스러운 기운이 깃든다

아이의 삶은 평탄치는 않았으리
허전한 왼팔과
헤지고 남루한 옷을 입은
아이의 차림새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아이는 주눅 들지 않는다
그저 간절한 마음을 담아
정성껏 기도드릴뿐

성모 마리아의 인자한 표정이
아이를 향하고
아이는 기도를 끝마치고는 돌아선다

무슨 내용을 기도드렸던지
아마 아이 말고는 영원히 알 수 없겠지만
아이의 뒷모습은 그 누구보다도 고귀하며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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