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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 나의 친구여

by 장순혁

친구여
나와 같은 길을 걷기로 한
나의 친구여

우리는 같은 걸음으로
또 같은 동작으로
쌍둥이처럼 나아갔지

피는 같지 않고 달라도
똑같은 모양으로
우리 둘은 멀리도 왔네

우리의 출발지,
우리의 고향으로부터
너무나 멀리

우리의 출발지,
고향이 기억나지 않는
먼 타향에서

우리는 술잔을 부딪치며
우리의 성공을 자축하고
우리를 위로했지

때로는 싸우고 원망하다
다시 뭉쳐 우정을 깨닫고
마주 앉아 버렸지

친구여
이제는 함께 걸을 수 없는
나의 친구여

너의 걸음까지
내가 함께 걸을게

나의 발자국이
너의 발자국이자
우리의 흔적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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