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서 시작되는 에세이 쓰기: B조 합평

아트퍼스트 시즌6 성장과 확장의 에세이 6회 차 참가후기

by 그릇

앞뒤로 휴일이 붙어서 엄청난 길이를 자랑한 추석연휴. 거의 2주 만에 모였다. 그래도 연휴의 중간쯤 덕수궁에서 열리는 <향수: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에 글쓰기 멤버들과 다녀왔다. 정문정 선생님이 한 번 살펴보라고 강력추천하신 전시였다. 전시 내용도 좋았지만 글쓰기 멤버들과 보고 온 덕분에 마음만은 더 가까워진 듯한 기분이다. 다들 긴 연휴를 즐기셨는지 이번 주 합평과제는 마감 시간에 맞춰 카톡방에 주르륵 업로드되었다. 한 편 한 편 밑줄 긋고 읽으며 합평 시간을 준비해 봤다.


이번 시간에 살펴본 글은 7가지. 역시 할머니, 엄마, 아빠 등등 다양한 가족 구성원을 소재로 한 에세이가 나왔다. (참고: A조 이야기) 사실 에세이를 쓰는 연습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가족'이라는 주제는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다. 고민을 안겨주는 키워드다. 고민만큼 에피소드를 너무 많이 풀어 산만해진다면 주제의식을 잃을 수밖에 없다. 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 지, 이번 주에도 느낄 수 있었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이라면, 좋은 방법이 있다. 이번 주에도 선생님은 해답을 주셨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 시작해 뒤로 쭈욱 빠져나오기. 수많은 것 중 오로지 하나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빤히 들여다본 뒤, 그림이 그려질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해야 한다. 묘사에 성공했다면 다음은 엮어내기다. 개별 에피소드는 편집을 통해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다. 흑과 백, 주식에 물린 사람과 주식을 안 한 사람 등 대조적으로 쓰는 것도 하나의 편집 방법이다. 이렇게 에피소드를 분류하고 대비를 준다면 글의 맛은 훨씬 살아난다. 분량이 너무 많다면 에피소드가 정말 어울리나? 생각하면서 빼봐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 글은 점차 날렵해진다.


제목 추천해 볼까요?

이번 시간에는 다른 작품을 합평하면서 제목도 추천해 봤다. 다른 제목, 다른 첫 문장이 좋을 것 같아요- 정도에 머물지 않고 직접 써보는 것이다. 선생님은 제목을 새로 지어 보는 것도 좋은 연습이 된다고 덧붙였다. 내가 이 글을 썼다면 어떤 제목을 썼을지 되돌아본다면, 내가 쓰는 다른 글에 제목을 짓기도 수월해진다. 글이 나오게 된 맥락, 주제의식을 찾고자 하면 글쓴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고 말이다.


글은 글쓴이의 마음을 담는다. 물론 글을 쓰는 사람은 사건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의미를 들여다보면서 통찰을 끌어내야 한다. 각도가 다양해진다는 것은 '내가 나의 생각을 버리고 써야 한다'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아주 정직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내가 왜 글을 쓰려고 했는지 묻고,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생각해야 한다. 정직한 마음이 빚은 글은 어떻게든 독자에게 가닿는다. 이번 합평에는 진솔한 글이 많았다. 읽으면서 가족과 함께 한 여행도 떠오르고, 할아버지를 보낸 첫 장례식의 황망함도 떠올랐다.


삶이 참 얼마나 다채롭게 진부한지. 합평 글을 읽다가 나의 기억도 몽글몽글 솟아났다. 정문정 선생님이 첫 시간에 보여주셨던 김애란 작가의 <그랬다고 적었다>가 생각나는 순간이다.


인간은 대체로 빤하고 진부하지만 가만 보면 참 다채롭게 진부하고 제가끔 빤하다는 걸, 우리 삶과 노동이, 사랑과 일상이 얼마나 놀라운 구체성으로 이뤄져 있는지 이해하고 살펴야 한다. _김애란 <그랬다고 적었다> 中


다음 시간에는 친구, 동료, 애인에 대한 글을 한 편씩 써온다. 가족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가 관계 맺기를 선택하는 '친구, 동료, 애인'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생각을 하는 시간이 길 것 같은 주제다. 다음 주에는 다들 어떤 글을 가져올지 기대가 된다.


>> 이어지는 7회 차 후기 https://brunch.co.kr/@jsojeong246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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