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퍼스트 시즌6 성장과 확장의 에세이 7회 차 참가후기
한창 반팔을 입을 때 모임을 시작했는데 오늘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의 옷차림은 사뭇 두꺼워졌다. 두꺼워지는 옷차림만큼 내 안에서 생각도, 글도 두터워지는 기분이다. 에세이의 형식을 배우고, 잘 쓴 에세이를 보고, 가족에 대한 에세이도 써보고, 이번엔 친구에 대한 에세이를 썼다. 이번 주제는 '친구, 동료, 애인'이라 선택할 수 있었다. 주제가 다양한 만큼 각각에 대한 글을 다 써보고 모임에 가져갈 글을 최종적으로 하나 골랐다.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서 글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언젠가는 발행을 할 테다. 그래서 모임 글은 (1) 모두와 함께 보고 싶은 글 (2) 사람들에게 합평을 받아 더 발전시키고 싶은 글이라는 기준을 갖고 추려봤다. 이번에 쓴 글은 평소에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던 여성청년자살률에 대한 글이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브런치에 공개하도록 하겠다.
구성원들도 각자 글을 하나씩 골라 단톡방에 올렸다. 주제가 넓어 그런지 이번 주 합평 글은 소재가 다양했다. 친구를 주제로 한 글이 가장 많았는데, 고등학교 친구, 대학교 친구, 사회생활 친구 등등 다양한 친구들이 등장했다. 친구나 동료, 애인과의 관계는 가족과 달리 그래도 선택권이 좀 있다. 맺고 끊음, 가까워지고 멀어짐을 선택할 수 있으니까. 친해지고 상처받고 멀어지고 그리워하는 관계에 대한 고민이 넘실거렸다.
글을 쓰면서 성장하려면 내 행동의 원인, 느낌에 한 번 더 고민해 보고 의미를 찾아야 한다. 혼자 쓰는 일기가 아니라 에세이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작업이다. 이번 주 글을 읽는 동안 여러 감정이 들었다. 어떤 글은 관계에서 오는 불안함이 전이되어 손톱을 물어뜯으며 읽기도 했고, 어떤 글은 다시 관계가 이어지길 바라며 발을 동동 구르며 읽기도 했다. 이입하게 만드는 글은 감정을 그냥 툭 나열하지 않고, 장면들을 보여줬다. 둘의 대화, 구체적인 장면 묘사, 치밀한 감정선이 보였다. 묘사가 뚜렷하니까 독자로서 글 틈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엿보는 기분이었다.
실수, 상처가 종종 드러나서 그런지 이번 주는 쉬는 시간에도 글쓰기의 윤리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독자에게 둘의 관계를 보여주는 데 어디까지 보여줄지, 혹은 글에 등장하는 타인에게 '너에 대한 글인데 써도 돼?'라고 물어봐야 하는 건 아닌지 등등. 더 나아가자면 내용의 일부를 어디까지 각색해도 되는 지까지. 뚜렷한 답은 찾지 못했다. 다만 선생님은 '작가에게 턱 걸리는 부분. 그 부분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답을 줬다. 사실 작가는 글을 쓰면서도 안다. '이거 문제가 좀 될 거 같은데.. 이거 약간 어색한 거 같은데.. 이거 약간 튀는 것 같은데..' 이런 생각말이다. 그러면 그냥 넘겨버리지 말고, 왜 그렇게 느끼는지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수정할 수 있다면 수정도 해본다. 순서를 바꿀 수 있다면 바꿔도 본다.
이번 주에 받았던 주요한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것을 고르자면 '도미노처럼 유기적인 문장의 연결을 만들기'로 요약할 수 있겠다. 내가 익숙하게 여기는 글의 구성은 나의 개인적 경험-느낌-사회현황(통계 등)-개선방향 제언 정도로 요약 가능한데, 에세이에서도 이 특성이 그대로 반영되었다. 너무 딱딱한 글인가 싶어 고민도 들었는데, 선생님은 그것 자체가 개성이 될 수 있으니 살려보라는 응원도 건네줬다. 하지만 사회적인 소재를 담은 글은 유기적으로 문장을 연결하지 않으면 논리가 빈약해진다. 공격받을 가능성도 다분해진다.
문장과 문장 사이, 어느 것 하나도 뺄 수 없도록 촘촘하게 짜기. 이때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고전 아리스토텔레스로 돌아가보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토론이 직업이던 시대를 살았다. 설득의 3요소로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를 꼽았다. 에토스는 권위, 파토스는 감정, 로고스는 이성이다. 이 3가지는 순서대로 진행되어야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최악은 거꾸로 가는 것이다.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 순으로. 유기적인 글은 작가의 권위를 먼저 이야기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에피소드를 전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논리와 증거를 갖춘다. 이 순서대로 글이 구성된다면, 글은 독자에게 더 잘 가닿을 수 있다.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입 밖으로 몇 번 소리 내어 봐도 적용할 생각을 하면 앞이 깜깜하다. 연습이 더 필요한 영역 같다. 퇴고할 때 문장을 쳐내고 소리 내어 다시 읽어보면서 이 요소에 맞게 글이 작성되었는지 살펴봐야겠다. 아직 나는 작가로서의 권위는 없으니까..ㅎ 그래도 글에 솔직한 감정을 글에 담아낸다면 파토스 정도는 닿을 수 있지 않을까.
다음 주에는 B조의 글을 합평한다. 마지막 주에는 각자 발표했던 2개의 글 중 하나를 골라 퇴고한 뒤 공유한다. 이 미션 에세이 중 몇 편은 빅이슈에 투고되고, 뽑히지 않는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좋은 생각' 등 여러 기고지에 투고해 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쓰는 근력, 그리고 함께 쓰는 사람들! 이번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과 쓰는 모임을 더 오래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이어지는 8회 차 후기 https://brunch.co.kr/@jsojeong246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