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들이 은퇴를 고민해야 할 시기인 50대 중반에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나 역시 인생 후반전을 앞둔 삶의 하프타임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이대로 안주하고 살 것인가? 아니면 다시 도전할 것인가? 내 결론은 도전이었다. 남은 인생도 다시 열정적으로, 생산적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욕망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20년 넘는 직장생활을 통해 쌓은 내공은, 창업에 있어 젊은이들이 갖지 못한 나만의 경쟁력이 될 것임을 굳게믿었다. 그리고 내가 부족한 점과 기술력을 보완해 줄 동업자를 찾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기술)창업 전선에 나섰다. 퇴직금이나 노후자금을 쏟아 붓는 위험한 모험을 하지 않고, 내 돈 2,500만 원으로 법인을 내고 정부 R&D 과제를 수주하면서 현재 안정된 기반의 6년 차 스타트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내가 스타트업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의외로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모색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나와 같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선뜻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의 경험들이 전달될 수 있는 방도를 찾기도 했다. 예비 창업자와 초기 스타트업 대표들을 위한 강연을 나가면서 주로 접하는 질문의 대부분이 "시작을 하기위한 창업자금과 자신만만하게 스타트업을 시작했다가 노후자금을 다 날리면 어쩌나? , 데스밸리( 창업 2-3년차에 겪는 위기국면) 를 벗어나고 본격 스케일업하는 방안? 남들보다 엄청난 스펙을 가진 것도 아닌데, 과연 이 나이에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대부분 공통된 고민이었다. 나조차도 6년전 그들과 똑같은 고민에서 시작한 것처럼.
하지만 막연한 불안감과 두려움, 편견에서 벗어나 보자. 스타트업 창업은 돈이 없어도, 어마어마한 스펙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다. 퇴직금이나 노후자금을 쏟아 붓지 않아도, 정부 과제 등을 통해 내 돈 들이지 않고 창업할 수 있는 지원제도가 넘쳐 난다.
사실 나는 아직 성공한 창업가라는 타이틀이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 회사(비주얼캠프- 아기유니콘 선정기업 :중소벤처 기업부가 2020년 6월 선정)는 여전히 정글과도 같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중이고, 아직 나의 경기는 진행 중이다. 어떤 결론과 결과가 날지는 나 자신도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한다. 야구처럼 8회까지 엄청 잘 던지다가도 9회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서 더 긴장해야 하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 매일매일 노력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내가 성공해서가 아니라 매 순간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성장은 말 그대로, 내적이든 외적이든 조금씩 부피를 키워 가며 변화하고 나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을 하려면 ‘도전’이라는 실행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은 채, 변화하지 않은 채 그대로 머물러있다면 성장은 일어나지 않는다.
과연 내가 퇴직 후 미래를 치열하게 고민하던 6년 전 그때… 도전하지 않고 그저 지금까지 걸어왔던 안전한 길을 택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직장생활의 경력을 활용해 최소한의 벌이를 하면서 그저 그대로 살아갈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매 순간 도전 속에서 얻는 짜릿한 희열과 좌절, 그 속에서 하루하루 성장하는 나 자신을 마주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창업은 그 결과가 어떠하든 간에, 도전하고 실행하는 그 자체에서 너무도 많은 것을 배워 갈 수 있는 과정이다. 시도조차 하지 못한 사람들은 결코 상상할 수 없는, 값진 경험과 깨달음들을 채워 가는 시간들이다. 그 시간들은 분명, 어제보다는 1mm라도 더 커나가는 성장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리고 도전하는 사람의 삶은 적어도 어제의 삶과는 조금이라도 달라져 있을 것은 분명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