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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냐 정 May 24. 2022

나를 위한 글을 함께 씁니다 with 창고살롱

글쓰기가 우리에게 남긴 것들

글쓰기 살롱을 열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고 바로 "OK" 해놓고서는, 실제 시작을 하기까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회사를 그만두면서 저에게 생긴 변화들 때문에 저도 제 이야기를 쓰지 못하는 시기가 시작됐었거든요. '당분간은 아무런 마감도 없는 날들을 누려야지.' 그런 생각으로 한참을 유영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이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계속해서 흩어지는 마음들을 붙잡을 방법은 역시 쓰기 뿐이다 싶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시즌 글쓰기 살롱은 '나를 위한 글쓰기'로 정했습니다. 주제는 그저 '나'에요. 어떤 주제로 함께 쓰자고 할까 오래 고민했어요. 그런데 결국 '나'로 돌아오더라고요. 저 자신에게 가장 가치로운 쓰기의 순간은 '나'에 대해 쓰는 순간. 그걸 같이 하고 싶어 졌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다 다른 사람들이잖아요. '나'에 대해 쓰고 싶은 주제들이 모두 다를 거라 생각했고 그 모든 것을 아우르고 싶었습니다. 주제가 넓어지면 더 어려울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더 자유로워질 수도 있으니까요.


대신 첫 번째 줌 만남 때 목차를 잡기 위한 가이드를 드렸어요. 꼭 따라야 하는 건 아니지만, 목차를 잡다가 막힐 때 참고할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의 첫 과제는 '주제와 목차 잡기'. 결코 쉽지 않을 걸 알기에 "전체 과정 중에 주제와 목차 잡는 게 제일 힘들 거예요. 이것만 해놓고 나면 글쓰기는 편해져요."라고 계속 응원을 보내드렸지요.


2주 동안 네 개의 글. 현실의 일들을 그대로 가지고 글까지 쓰자면 부담스러울 분량. 모두가 딱 마감을 지키시지는 못했지만 제가 감사했던 건, 현생에 치여 글쓰기를 미루고 있는 게 아니라 무엇을 쓸지를 치열하게 고민하느라 늦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점이었어요. 그렇게 9명의 레퍼런서 분들이 마음을 다해 글을 써주셨습니다.


사실 시작하기 전에는 걱정이 앞서거든요. '참여하시는 분들이 끝난 후에 좋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 그런데 끝날 때는 '하기를 잘했구나.' 하게 돼요. 이번 역시 그랬습니다. 함께 해주신 아르미 님은, 직접 구운 구움 과자와 함께 감동적인 메모를 보내주셨어요. "저에겐 글쓰기 수업이 그 어떤 상담/ 약보다도 훨씬 큰 치료제였던 것 같아요." 정말 딱 좋은 타이밍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후기였고요.




네 편의 글을 쓰고 만난 마지막 줌 모임. 딱 한 시간만 소감을 나누자고 했는데 정말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갔어요. "이번에 쓰지 않았다면 또 그냥 잊었을 이야기들을 기록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라고 말씀해주신 오소소 님은 마지막 글을 '창고 살롱 예찬'으로 마무리해주시기도 했는데요, 창고 살롱에게 보물 같은 글이 됨과 동시에 오소소 님에게도 흩어지지 않을 기록이 될 것 같아 참 좋았습니다. Eoniously 님의 글은 진지하면서도 유쾌해서 읽을 때마다 즐거웠어요. "쓰다 보니 결국은 모든 것이 나의 선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라는 말씀도 주셔서 감동. 독자인 저에게는 '의사'에 대한 편견을 깨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서 감사한 글이기도 했어요. "다른 분들이 비슷하다고 말해주셔서 내가 이상하지 않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라는 후기를 주셔서 마음이 놓이기도 했고요. "네. Eoniously 님. 보여주신 모습 그대로 저는 참 좋았습니다."


바쁘신 일상 때문에 새벽마다 글을 써주신 별빛속에 님의 글에는 늘 별빛속에 님의 새벽 감성이 묻어있었습니다. 쓰는 동안 자신에 대해 정리를 할 수도 있었고, 창고 살롱의 다른 소모임과 더불어 혼자서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는 말이 감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님은 육아휴직 기간 동안의 그야말로 '역사'를 써주셨는데, 딱 보기만 해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느낌. 이렇게 쓰지 않았으면 몇 년 후 흐려졌을 시간들을 박제해두신 느낌이 들었어요. "이번 기회에 쓰지 않았으면 시간이 지나면 정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진심을 다해 끄덕끄덕 했습니다.


"다시 글쓰기를 시작한 것만으로도 감사했어요." 말씀하신 yoppyy45 님. 힘든 순간을 이겨내는 시간을 글로 너무 아름답게 써주셔서 그저 감동이었어요. 호핀 님의 글은 사실 저에게도 늘 영감이 되어서 좋았는데요, 마지막에 이런 말을 덧붙여 주셨더라고요. "대단할 것 없는 내용이지만, 글을 쓰고 나니 쓰기 전보다 내가 조금은 더 좋아졌다.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요. 덕분에 저도 제가 더 마음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지니쌤 님은 목차도 잡고 쓰기도 다 썼는데 계속 다시 고치고 고치다 보니 올릴 수가 없다며 장문의 DM을 보내주셨었어요. 아무래도 내어 놓는 일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 괜찮다고 말씀드렸었는데, 결국은 다 적어 올려주셔서 어찌나 감사했던지. 함께 하는 시간들에 기대어 공유까지 용기 내어 주셔서 왠지 더 뿌듯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나 님. 정말 자신을 그대로 대면하고 정리하면서 글을 써 내려가 주셨어요. 글 쓰는 시간 내는 것을 어려워하셔서 쓰는 내내 힘드시지 않으셨을까 걱정했었는데 "글을 쓰는 시간들이 정말 도움이 되었다."라고 말해주셔서 또 한 번 보람을 느꼈고요.


(아래에 블로그 링크를 공유하는 글이라서 레퍼런서 분들의 본명 대신 블로그 닉네임을 사용하였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보석 같은 이야기들을 우리끼리만 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 글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저 흘려보내기 아까운 이야기들을 각 레퍼런스 분들의 동의를 얻어 이 글에 담아봅니다.


[아르미 님] - 나의 생각 모음집


1. https://blog.naver.com/aruemjo/222721726901

2. https://blog.naver.com/aruemjo/222723424791

3. https://blog.naver.com/aruemjo/222730451011

4. https://blog.naver.com/aruemjo/222730554677


[Eoniously 님] - 나를 비우는 자세


1. 착한 아이 컴플레스 https://blog.naver.com/jekim1229/222723546394

2. 몹쓸 디테일 https://blog.naver.com/jekim1229/222724244031

3. 관이 3개 https://blog.naver.com/jekim1229/222724554870

4. 그래서 행복하니? https://blog.naver.com/jekim1229/222726687531


[오소소 님] - 최근 나를 흔든 말들을 통해 나 자신과 내가 원하는 삶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깨달은 것들(feat.창고살롱)


1. https://blog.naver.com/ohthth/222718874592

2. https://blog.naver.com/ohthth/222722752416

3. https://blog.naver.com/ohthth/222728407218

4. https://blog.naver.com/ohthth/222731204557


[지니쌤 님] - 월화수목금토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일을 ‘JOB’이라고 명명하고, 오늘의 JOB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를 기록해본다.


1. https://blog.naver.com/lillano1/222730349858

2. https://blog.naver.com/lillano1/222739755196


[보나 님] - 비움과 채움 사이에서, 나를 인터뷰하다.


1. https://m.blog.naver.com/bona81/222719476860

2. https://m.blog.naver.com/bona81/222725225518

3. https://m.blog.naver.com/bona81/222727180422


[안녕하세요 님] - 육아 휴직했던 252일간의 기록


1. https://m.blog.naver.com/choneun712/222718877097

2. https://m.blog.naver.com/choneun712/222721942089

3. https://m.blog.naver.com/choneun712/222726570143

4. https://m.blog.naver.com/choneun712/222730252338


[별빛속에 님] - 지난 시간 속의 나의 서사를 정리하고 진짜 나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다.


1. 자라지 않는 아이 https://blog.naver.com/shwalla/222719027980

2. 틀을 만들고 틀을 깨는 아이 https://blog.naver.com/shwalla/222725025675

3. 어른이 되었다고 착각하는 아이 https://blog.naver.com/shwalla/222728033596

4. 내 안에 진짜 아이와 출발선에 서다 https://blog.naver.com/shwalla/222730616564


[yoppyy45님] - 마흔의 단상


1. https://blog.naver.com/yoppyy45/222722303606

2. https://blog.naver.com/yoppyy45/222731381604


이와 더불어, 이번 글쓰기 살롱 멤버 분들과 함께 쓴 저의 이야기도 공유합니다. 과정을 끝내고 한 발 늦게 쓰기 시작해서 아직 3편까지만 썼고 4편은 곧 업로드 예정입니다.


[쏘냐 정소령] - 쓰는 쏘냐


1. https://brunch.co.kr/@jsrsoda/99

2. https://brunch.co.kr/@jsrsoda/100

3. https://brunch.co.kr/@jsrsoda/101


쓰는 일은 누구나, 언제나, 어디에서든,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인데 이상하게 쉽지가 않아요. 글쓰기가 가진 힘을 잘 알면서도 자꾸 미루게 되는 일. 시즌 3.5의 '나를 위한 글쓰기' 과정을 회고하면서, 시즌 4 때는 고민을 덜 하고 좀 더 빠르게 글쓰기 살롱을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해봅니다.


오늘 이 글이 누군가의 쓰기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굽이굽이 긴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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