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말하고 싶었다
나라는 가면을 소중히 간직하고
왜 굳이 퇴사를 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떻게 엄마로만 살면서 행복하다 말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리고 엄마로 살면서 왜 자꾸 뭔가 하려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나조차 한마디로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한 번쯤 정리해보고 싶었다. 돌아보자니 그 키는 나의 자존감에 있었다. 그래서 자존감을 되찾기 위한 내 노력들을 정리해보았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 잘 줄여 딱 열개의 이야기에 정리해보아야지 했는데 조금 넘어갔다.
가끔 이런 얘기를 하다 보면 매일을 가만가만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경고로 들릴까 걱정이 된다. 하지만 결코 그런 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행복하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맞다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 것이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면 조금씩 움직여보자 말하고 싶었다.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할 수 없다 생각해서 하지 않는 거라면 그 생각은 틀렸다고. 분명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거창하지 않아도 무언가 해볼 수 있다고.
첫째 신생아 때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놀고 싶다는 나의 말에 그러면 안된다고 하시던 친정엄마. 그날 펑펑 울던 기억이 난다. 둘째 8개월쯤, 거의 8개월을 제대로 못 자다가 폭발했다. 새벽 두시쯤 남편에게 우는 둘째를 안겨주고 혼자 거실에 앉아 펑펑 울던 날도 생각난다. 그렇게 그렇게 지나온 날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물었다. 대학 때부터 직장 생활까지 쭉 함께한 친구. 자기가 아는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인데 직장을 내려놓고 엄마로 사는 지금 진짜 괜찮으냐고. 그때 대답했었다. 그저 지금에 집중하면 지금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지금 가질 수 없는 것은 내려놓기로 했다고. 그땐 그랬다. 난 그저 모두 내려놓는 것이 행복했다.
엄마로 살며 나 스스로 바꿔야 했던 생각과 행동들을 돌아본다. 예전엔 맞다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닌 것들도 많다. 그냥 지금은 다시 한번 움직여보고 싶은 시점이다. 사실 나는 특별하지 않다. 참으로 평범하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해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린 똑같이 평범한 엄마니까'라는 명제를 두고.
지금도 여전히 완벽하지 않은 엄마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다. 하지만 내 삶의 주인공이 나라는 생각은 결코 잊지 않으려 한다. 엄마라는 가면 아래 나라는 가면을 숨겨두지만은 않겠다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엄마들이 그러했으면 좋겠다.
어제의 생각이 어떠했든, 내일의 생각이 어떻게 변하든, 지금 나는 엄마로 살지만 나를 지키고 싶다. 그렇게 엄마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한 삶을 이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