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초기에 합류한 사람이었다.
월급도 제대로 못 주던 시절에 "대표님 믿고 해볼게요"라고 했던 사람이다. 사무실이 없을 때 카페에서 같이 일했고, 투자가 안 될 때 같이 라면 먹으면서 "우리 언제 잘 되냐"고 웃었던 사람이다. 제품이 안 팔릴 때 밤새 원인을 찾던 것도 그 사람이었고, 첫 계약이 성사됐을 때 나보다 더 좋아했던 것도 그 사람이었다.
나는 그 사람을 직원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같이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스톡옵션 얘기도 했고, 다음 단계 이후에는 직책도 올리자고 했고, 언젠가 이 회사가 잘 되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사람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날 연락이 더 충격이었다.
"대표님, 드릴 말씀이 있어요."
그 문장 하나를 읽는 순간, 이상하게 심장이 내려앉았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느낌이 왔다. 나쁜 소식이구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면담 자리에서 그 사람이 말했다. "경쟁사에서 제안이 왔어요.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담담하게 말했다. 준비해온 말이 분명했다.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했다. 잘 됐다고 말하면 되는데, 그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날 밤 솔직히 말하면 배신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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