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상품을 올리던 날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경쟁사 가격을 검색하고, 비슷하게 맞추거나 살짝 낮게 설정한다. 그게 가격 결정의 전부였던 시절. 그렇게 시작한 셀러 중에서 1년 후에도 살아남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현장에서 지켜본 결과 절반도 안 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가격을 잘못 정하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구조 안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통장이 비워진다.
가격은 감으로 정하는 게 아니다. 구조로 정해야 한다. 그 구조를 모르는 셀러는 매출이 늘어도 웃을 수가 없다. 오히려 더 많이 팔수록 더 빠르게 자금이 소진된다. 이것이 유통 현장에서 가장 많이 목격되는 비극이다.
지금부터 가격을 제대로 설계하는 방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풀겠다. 이론이 아니다.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검증한 것들이다.
가격을 잘못 정하는 방식에는 세 가지 패턴이 있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지금 당장 가격 구조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첫 번째는 경쟁사 따라가기다. 스마트스토어에 접속해서 같은 카테고리의 상품을 검색하고, 상위 노출된 상품들의 가격대를 확인한 후 그 범위 안에서 가격을 정하는 방식이다. 이건 가장 흔하고 가장 위험한 방식이다. 왜냐하면 경쟁사의 원가 구조를 모르기 때문이다. 경쟁사가 공장을 직접 운영하거나 대량 발주로 매입 단가를 낮췄거나 물류 계약이 따로 되어 있다면, 같은 가격으로는 내가 절대 남길 수 없다. 경쟁사가 가능한 가격이 내게도 가능한 가격이 아니다.
실제 사례가 있다. 주방용품을 판매하던 한 셀러가 쿠팡 상위 판매자와 동일한 가격으로 상품을 올렸다. 3개월 후 매출은 300만 원이 넘었는데 순이익은 8만 원이었다. 알고 보니 경쟁사는 중국 공장 직수입이었고, 이 셀러는 국내 도매상을 통해 매입하고 있었다. 원가 구조 자체가 달랐다.
두 번째는 원가에 막연히 더하기다. 매입가에 2를 곱하거나, 30% 이익을 얹는 방식이다. 이게 왜 틀리냐면 원가를 매입가로만 보기 때문이다. 앞서 다뤘던 내용이지만 다시 강조한다. 매입가는 원가의 시작점이다. 포장비, 택배비, 플랫폼 수수료, 반품 비용, 광고비, 고객 응대 시간의 인건비까지 더해야 진짜 원가가 나온다. 매입가에 30%를 얹었는데 수수료가 25%라면 사실상 5%밖에 안 남는다.
세 번째는 최저가 경쟁이다. 노출을 늘리기 위해, 리뷰를 쌓기 위해, 일단 팔고 보자는 심리로 원가 이하에 가깝게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초반에 리뷰가 쌓이면 가격을 올리겠다는 계획인데, 현실에서 이 계획이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소비자는 한번 인식된 가격보다 높아지면 이탈한다. 최저가로 쌓은 리뷰가 오히려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족쇄가 된다.
가격을 제대로 설계하려면 먼저 진짜 원가를 알아야 한다. 이걸 모르고는 가격 설계를 시작할 수 없다.
진짜 원가는 직접원가와 간접원가를 모두 합친 것이다.
직접원가는 상품 하나를 판매할 때 직접 들어가는 비용이다. 매입가, 포장재 비용, 택배비, 플랫폼 판매 수수료, 결제 수수료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것만 계산해도 많은 셀러들이 충격을 받는다.
스마트스토어에서 29,000원짜리 생활용품을 판다고 가정해보자. 매입가 12,000원, 포장재 800원, 택배비 3,000원, 스마트스토어 카테고리 수수료 7%인 2,030원, 결제 수수료 1.98%인 574원. 직접원가만 합산해도 18,404원이다. 29,000원에 팔아서 남는 건 10,596원처럼 보이지만, 이건 직접원가만 계산한 숫자다.
간접원가가 남아 있다. 월 광고비를 매출로 나눈 건당 광고비, 반품 처리 비용, 고객 문의 응대에 쓰는 시간의 인건비 환산, 포장 작업 인건비, 사무실이나 창고 임차료의 건당 배분, 배송 오류로 인한 재발송 비용. 이것들을 월 판매량으로 나눠서 건당 간접원가를 구해야 한다.
월 광고비 30만 원, 월 판매 100개라면 건당 광고비는 3,000원이다. 반품율 5%에 반품 처리 비용 5,000원이면 건당 반품 충당금은 250원이다. 창고 임차료 월 20만 원, 월 100개 판매라면 건당 2,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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