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별 유통로드맵 설계하는 법

월별, 분기별, 연도별로 어디서 팔고 어떻게 키울지 미리 그려야 한다

by 정명훈

창업자들과 상담하면서 가장 많이 보는 장면 중 하나가 있다. 제품은 있고, 의지도 있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상태다. 혹은 반대로 이미 어느 정도 팔리고 있는데, 다음에 뭘 해야 할지 감이 없어서 그냥 지금 하던 것만 반복하는 상태다.


둘 다 로드맵이 없어서 생기는 문제다.


유통 로드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지금 어디 있고, 6개월 뒤에는 어디 있어야 하고, 1년 뒤에는 어떤 구조로 팔고 있어야 하는지를 미리 그려두는 것이다. 이게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1년 뒤 완전히 다른 위치에 있다.



0개월 차,

시작 전에 반드시 정해야 할 세 가지


많은 창업자들이 제품을 먼저 만들고 나서 "어디다 팔지?"를 고민한다. 순서가 거꾸로다. 유통 채널은 제품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함께 설계해야 한다. 팔 곳이 정해지면 제품의 패키지 크기, 가격대, 마진 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시작 전에 반드시 결정해야 할 것이 세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첫 번째 채널이다. 모든 채널을 동시에 시작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에너지와 자금이 분산되면 어느 채널 하나도 제대로 키우지 못한다. 카테고리에 따라 첫 채널이 달라진다. 생활용품, 식품, 뷰티는 쿠팡 또는 네이버로 시작하는 게 맞다. 의류, 핸드메이드, 디자인 상품은 스마트스토어 또는 카카오쇼핑이 더 맞을 수 있다. B2B 성격이 강한 제품이라면 오프라인 대리점이나 납품 채널이 첫 번째가 될 수도 있다. 핵심은 내 제품을 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고객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채널이 어디냐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마진 구조다. 채널마다 수수료가 다르다. 쿠팡 로켓배송은 판매 수수료와 물류비를 합산하면 약 30~40%가 나간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약 5.85%에 결제 수수료가 추가된다. 자사몰은 수수료는 없지만 광고비와 운영비가 들어간다. 채널을 선택하기 전에 내 제품의 원가, 목표 정가, 각 채널 수수료를 계산해보고 채널별 실제 마진이 얼마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마진이 20% 이하인 제품으로 로켓배송을 시작하면 팔수록 손해다. 이 계산을 안 하고 시작했다가 매출은 나오는데 통장이 비어가는 경우를 나는 정말 많이 봤다.


세 번째는 12개월 목표 수치다. 막연하게 "잘 되면 좋겠다"가 아니라 숫자로 정해야 한다. 6개월 뒤 월 매출 500만 원, 12개월 뒤 월 매출 1,500만 원, 이런 식이다. 목표 수치가 있어야 역산이 가능하다. 월 1,500만 원을 만들려면 객단가 3만 원 기준으로 한 달에 500건을 팔아야 한다. 하루 17건이다. 전환율이 2%라면 하루 850명의 유입이 필요하다. 이 유입을 만들기 위해 광고비가 얼마 필요한지, 어떤 채널을 써야 하는지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목표 없이는 이 역산이 불가능하다.



1~3개월 차,

단일 채널 집중, 데이터를 모으는 시기


이 시기의 목표는 딱 하나다. 첫 번째 채널에서 반응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다. 매출이 적게 나도 괜찮다. 데이터가 없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쿠팡으로 시작했다고 가정하겠다. 1~3개월 차에 집중해야 할 것들이 있다.


리뷰 확보가 최우선이다. 쿠팡에서 광고 효율을 높이려면 리뷰가 최소 20개 이상, 평점이 4.5 이상이어야 한다. 이 기준을 넘기 전까지 광고비를 많이 쓰는 건 낭비다. 리뷰를 빠르게 쌓기 위해 초기에는 지인이나 모니터링 그룹을 통해 실구매 리뷰를 의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체험단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검색 키워드 반응 테스트도 이 시기에 해야 한다. 쿠팡 검색광고를 소액으로 다양한 키워드에 돌려보면서 어떤 키워드에서 클릭이 나오고, 어떤 키워드에서 전환이 일어나는지 파악한다. 예를 들어 "대나무 타월"이라는 키워드보다 "흡수 잘 되는 타월"이 클릭률이 높다면, 그 키워드를 상세페이지 타이틀에도 반영해야 한다.


상세페이지는 최소 두 가지 버전을 테스트해야 한다. 같은 제품이라도 썸네일 이미지 하나, 첫 번째 문장 하나에 따라 클릭률이 30% 이상 차이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 시기에 어떤 표현이 내 제품에 맞는지 테스트하지 않으면, 나중에 채널이 늘어나도 계속 비효율적인 표현을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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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사업이 되고 시장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연구합니다. 스타트업 사업계획서, 소상공인 유통전략, 상품기획과 비즈니스 모델 전략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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