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넘치는 우리 아이, 그리고 나를 잃어가는 엄마
육아를 하면서 매일 마주하는 감정 중 하나는 바로 '불안'입니다. 특히 에너지가 넘치고 산만한 ADHD아이를 키우는 저는 이 감정을 더욱 자주, 더 강하게 느끼게 되죠.
우리 아이는 항상 에너지가 가득해요. TV를 보다가 신나면 방방 뛰거나, 기분이 좋을 때와 나쁠 때 그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제 마음은 조마조마해요. '혹시 다치지는 않을까?',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어쩌지?' 하는 불안들이 끊임없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 불안이 아이에게 전해지고 있진 않을까? 우리 아이가 혼자 노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불편해져서 자꾸 간섭하게 되는데, 이게 오히려 아이의 창의성과 자립심을 방해하고 있진 않을까?
ADHD 아이들은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사실 관심 있는 일에는 놀라운 집중력과 창의성이 보여요. 블록을 가지고 놀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할 때를 보면 깜짝 놀라곤 합니다.
이런 순간들을 더 많이 만들어주는 것, 그게 바로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예민하고 산만한 기질의 아이를 키우다 보니,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아이에게 쏟게 되고, 어느새 '엄마'라는 역할에만 갇혀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아이의 감정과 행동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제 자신의 감정과 욕구는 잊어버리고 살았던 것 같아요. 가끔은 '나는 어디로 갔을까?' 하는 질문이 저를 힘들게 합니다.
이제는 조금씩 변화를 주려고 해요.
아이가 혼자 놀 때마다 간섭하지 않고 지켜보려고 노력합니다. 때로는 산만해 보이는 행동도 그저 아이의 특별한 에너지 표현 방식이라고 생각하며, 그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려고 해요.
동시에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지려고 합니다. 아이의 엄마이기 이전에, 나는 한 사람의 개인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가끔은 아이와 떨어져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스스로를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우리 아들은 친구를 좋아하지만,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방과 후 뉴스포츠 수업을 신청했는데, 수업이 재미있냐고 물어보니 수업은 정말 즐거운데, 기다릴 때 혼자 운동장 계단에 앉아 있을 때가 많다고 하더군요. 또 학교 생활을 물어보면 친구와 재미있게 놀았던 이야기를 해줄 때도 있지만, 친한 친구가 다른 친구와 놀 때면 혼자 종이접기나 그림 그리며 시간을 보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아려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저 역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시간들이 힘들었어요. 사회적으로 잘 적응된 저는 괜찮은 척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애쓰며 지내지만 새로운 모임에 가야 할 때는 전날부터 부담스러운 마음이 가득해요. 또 새로운 사람들과 오랜 시간 함께 있다보면 집에 돌아와서 지쳐서 뻗기도 하죠.
나와 닮은 듯, 너무 다른 아이. 이런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는 건 쉽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부터는 불안을 조금씩 내려놓고, 아이의 특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 자신도 잃지 않도록 노력할 거예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에너지 넘치는 ADHD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분명 쉽지 않지만, 이 시간이 또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지 모릅니다. 아이의 무한한 에너지와 창의성, 예측할 수 없는 행동들이 힘들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제 삶을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만들어주고 있어요.
이제부터는 불안을 내려놓고, 아이의 특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제 자신도 소중히 여기기로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