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차를 마시다 말고...

by 최태경

연꽃이 보고프네.


휴일 이른 아침부터 묵은 겨울 빨랫감을 빨아 넌다.

언제 그리 많은 옷을 입고 다녔는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은 세탁을 위해 또... 세탁기는 돌아간다. 때와 먼지가 하얀 거품을 내며 우르릉~우르릉~ 돈다.

개운해진다.

잠시 숨을 돌리며 따끈한 연근차(직접 만들어서 마실 때마다 드는 뿌듯함^^) 한 잔

요즘 핫하다는 장범준의 '그녀가 곁에 없다면'을 듣는다. 담백하면서도 묘한 끌림을 가지고 있는 가수다.

'설레임이 없는 사랑~ 편안함만 남은 사랑~~ 도대체 뭐냐고 물어보면~~~'

ㅠㅠ그 사랑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이란다. 야는 아직도 사랑을 모르네 사랑은 무조건 표현해줘야 한다는 것을... 상대가 누구인지 같이 살려면 속 좀 터지겠다.ㅋ


봄이라 해도 실내는 어슬프게 서늘하다. 찌뿌둥한 몸에 뜨끈함이 더해지니 흐르는 음악처럼 나른해진다.


몇 해 전 연꽃축제가 끝나 한가한 궁남지를 친구와 찾았을 때는 하늘은 억수 같은 장대비를 쏟아내고 있었다. 커다란 연잎 위로 닿아 쏟구치던 수많은 물방울들은 장관이었다. 그 빗속에 버티고 서있는 연꽃이 못내 안타까웠다. 옷과 신발이 젖어 물로 흥건해지는 건 오래간만에 맛보는 어릴 적 추억 되새김 같았다. 누구의 눈치를 볼일도 없으니 괜스레 크게 웃고, 물이 들어가 질커덕거리는 신발로 뛰다가 만난 제법 널따란 물웅덩이.

점프~~^^ 펄쩍 뛰어올랐다 착~~ 지ㅎㅎ

첨벙첨벙 소리마저 즐겁다.


그렇게 궁남지를 전세^^내어 휘젓고 다녔던 그 날의 추억은 고된 삶 속에 피로 회복을 위해 꺼내먹는 비타민 같다.


가끔은 나이를 잊는 것도...

쉼표를 찍어보는 것도...

좋으리.


올해는 꼭 궁남지로

하늘만큼 땅만큼 많은^^ 연꽃을 보러 가야지.

나랑 궁남지 갈 사람 손들어주세요.^^

사랑한다고 표현해줄 사람 손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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