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

by 최태경

유독 혼란스럽고 몸이 무거운 날이 있다.


기분 좋게 밤마실을 나갔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걸친 어제와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주위를 둘러싼 상황들이 특별히 좋아지지도 더 악화되지도 않았건만 오늘따라 쳐진다.

비 온다는 일기예보도 없었는데 하늘은 잔뜩 성이 나 있다. 스산한 하늘과 찬바람 저기압이 관절들을 자극하는 탓인지 뻐걱거린다.


걷기 운동 앱을 깔아놓고 며칠 동안 그 눔의 랭킹이 뭔지, 파워워킹이 뭔지, 소비된 칼로리가 뭐시긴지.

도보거리가 뭐가 중하다고ㅜㅜ

정작 다이어트에는 관심도 없는 사람인데ㅜㅜ


‘과유불급’ 옛말 그른 법이 없다. 아니한 만 못하게 됐다.

흥부 옷 기워 입은 듯 더덕더덕 여기저기 붙인 파스처럼 맘도 너덜너덜하다.

과한 것은 걷는 거였는데 왜 팔다리 어깨 다 쑤시는지???

허리 수술 후 회복 욕심(부릉부릉~ 바이크 타고 싶다)에 과하게 움직인 게 화근일 것이다. 처음 며칠은 선선해진 가을바람에 몸 상태를 살 필 생각도 못 하고 금세 좋아질 거라는 의욕충만 때문인지 버틸만했다.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처럼 버티고 이겨 내다 보면 어느 날 짜잔~ 하고 좋아질 줄 알았다.

전생에 물고기였는지 바다든 하천이든 계곡이든 물만 보면 환장을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수영장도 맘대로 못 가니 걷기라도 열심히 해보려고 틈만 나면 걷는다.

수술 전에도 그러긴 했지만 몸의 기둥이라는 허리디스크가 터졌으니 엉덩이가 무겁고, 굵직한 팔다리 덕분에 둔해짐이 1+1 풍채가 몹시도 중후^^ 해졌다.

어르신들 왈 ‘날 궂으면 뜨신 방구들에 누워 지지는 게 제일이지’라는 말이 십 분 이해가 간다.

뜨신 방구들이 없으니 전기 찜질팩이라도 틀어놓고 지져야 할랑갑다.


오늘의 명언 '과유불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