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잊으며,
잊혀지며 살아간다
잊혀진다는 것이 슬픈 것만은 아니리라
잊혀지기 때문에 살아지는 일들이 있다
불볕더위에 쉼 없이 돌아가는 선풍기처럼
잊으려 고개를 저어보지만
그럴수록 눈덩이처럼 커지는 게 생각주머니다
털어내려 심하게 도리질 치면
되려
제자리다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사람
더욱 슬픈 건 얼굴마저 가물거린다는 것
삭인 고추맛이 배어있는 묵은 동치미처럼
알싸한 추억만이 머릿속에 떠다닌다
아버지가 그립다
한창 사춘기를 맞이해서 예민해져있던 시기에
집 앞 도로에서 객사를 하신 아버지
어느새 내가 그 나이가 되어있다
버거운 삶에 축 처진 마음
추슬러지지 않고 힘들기만 하다
이럴 때면
더욱 보고프다
완고하니 대꼬챙이 같은 성품
부모님 형제들 자식들 대가족을 건사해야 하는
무게감으로 좋은 시절을 살아보지도 못하고
가족이라면 눈에 쌍불을 켜시고
탈날까 노심초사하며
누군가가 위험에 빠져 있으면 쓩~~~하고
밤낮없이 내달렸다
슈퍼맨같이
가슴저리다
어찌 눈을 감으셨을까
그 아내는 또 어떻게 살아냈을까
층층시하 시부모 시동생들
그저 엄마만 바라보는 어린 자식들
사는 게 빡빡해서
재능을 키워주지 못했음을
미안해하는 어머니
시리고 힘들었을 삶의 무게를
털어버리고 도망가지 않고
옆에 있어준 것만으로
감사한 것임을
이제야 알았다는 게...
하루가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일 년이 되며
시나브로
잊혀질 수 있었기에
살아낼 수 있었으리라
가슴 저리다
곧
추석
아부지 보고 싶습니다
무지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