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

by 최태경

거울을 보는 듯 닮은꼴(닮은꼴이라 정의해버리면 어느 한쪽이 억울할 것이다. 분명 나는 아니다ㅎ)

의견 대립이 생길라치면 세 치 혀가 칼날이 되어 죽자고 싸운다.

천둥ㆍ번개가 지나고 무지개 뜨는 쾌청한 날이 되면 세상 이리 좋을 수가 없다.

넘치도록 듬뿍 깨를 볶아 꼬순내가 진동을 한다.

그럴 때는 리엑션도 눈꼴 시릴 정도다.

목가적인 감성, 걷기를 즐기고, 음악과 영화를 좋아하며, 요리가 재미있고, 음식 메뉴 앞에선 결정장애(세상 이치에 관련해서는 좋고 싫음이 확실해서 손해를 보면서도 고집을 불사하는데, 뭐든 잘 먹는 먹개비 식성 탓일지도), 아플 때도 같이 아플 때가 있다.(쌍둥이도 아닌데 나야 땡큐지만 상대방은 단번에 세월을 날로 먹었으니 좋을 리 없다)

같이 다니면 친구냐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내가 워낙 나이를 잊고 옷을 입어서 그런가?)

신기한 것을 접할 때면 시공간도 잊고 눈에 불이 켜지고 몸을 사리지 않는다.(그래서 늘 주위에 사건ㆍ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인근에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딱히 정해진 쇼핑 목록도 없으면서 장을 찾는다.

노상에 쭈그리고 앉아 가마솥 팥죽 한 그릇에 헤벌쭉거리고, 꼬부랑 할머니 굽은 등이 안쓰러워 사야 하는 푸성귀도 아닌데 사들고 비닐봉지 흔들흔들거리며 세상 뿌듯해한다.


ㅜㅜ빌어먹을 도넘치는 오지랖까지도 똑 닮은 그녀.


내게 이런 룸메이트가 있어 얼마나 좋은지 어찌 글줄로 그 좋음을 다 쓸 수 있을까?


딸냄 고마워~♡


엄마 딸로 태어나줘서 하늘만큼~ 땅만큼~ 우주만큼~~ 고마워~~~♡♡♡


산책 나왔다가 떨어지는 낙엽에 좀 센티해졌으이~


낙엽 뒹구는 길가 언저리 카페에 들러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문득 니 생각이 나더라 그래서 오글거리는 글을 쓰는 중.


네가 내 곁에서, 내가 네 곁을 지키며 언제까지 찰떡 룸메이트로 이 멋진 가을을 몇 해나 더 맞이할지는 모르나(오래오래는 욕심이라는 걸 알기에 지금이 더 소중할지도 모르겠구나) 네가 지치고 힘들 때, 세상이 네게 상처 주고, 중요한 결정 앞에서 막막해질 때, 본의 아니게 질타의 대상이 되어 삶이 버거워질 때....


뒤돌아보거라


그 뒤에 내가 있음을 잊지 말아라.


늘 그 자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