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7 미소국밥

by 캘리그래피 석산

2016년 1월.. 울산광역시 남구 남부경찰서 근교 먹자골목 내 수제 순대전문점 ‘미소국밥’ 집 간판이 올라갔다. 간판 의뢰는 2015년 12월 초쯤 의뢰가 들어온 걸로 기억이 된다.

수제 순대전문점 ‘미소국밥’ 캘리그래피(울산광역시 남구 소재)

미소국밥 사장님은 2016년 병신년(丙申年) 붉은 원숭이해를 맞아 호칭부터 웃음 짓게 만드는 ‘병신’년과 ‘미소국밥’이 조화만 잘 이루어지면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또한, 항간에는 적색과 원숭이가 잘 어우러지면 엄청난 시너지가 나타난다는 소문을 들어서 미소국밥 집을 2016년 1월 1일 날 오픈을 하려고 하니 석산체 기(氣)를 최대한 모아서 서체로 완성해 달라는 요구사항도 잊지 않았다.

솔직히 이런 주문 의뢰는 작가로서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작업에 들어간다.


강원도 횡성군에 위치한 민족사관학교 수업의 일부 중 정신수양을 목적으로 하는 붓글씨 쓰기와 기(氣) 운동이 있다고 들었다.


내가 알고 있는 서체에 기(氣)를 넣는다는 것은 그만큼 작가가 한 글자 한 글자를 써 내려갈 때 혼신의 힘을 다해 쓴다는 표현이 어느 정도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실 예로 2013년 KBS ‘의궤 8일간의 축제’ 촬영 현장에서 대형 붓을 이용해 길이 20미터가 넘는 광목천 위에 써 내려갔던 글씨의 경우, 속된 말로 쓰고 난 후 기(氣)가 허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온 힘을 다해 열정을 쏟아부었던 기억.., 그리고 1주일 넘게 몸살을 알았던 기억이 아마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이 든다.

어찌 되었던 ‘미소국밥’은 그런 사연을 안고 태어났다.


수제 순대전문점 ‘미소국밥’ 집 야경 모습 (울산광역시 남구 소재)


keyword
작가의 이전글#14 어머니의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