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한가로이 지내고 있을 때 증자가 가까이에서 모셨다. 공자가 말했다. “옛 성자들은 지극한 덕과 근본적인 도리를 갖추어 천하를 다스렸으므로, 사람들이 화목하고 상하 간에 아무런 원한도 없었다. 그 도리를 아느냐?” 증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하게 말했다. “못난 제자는 모르옵니다.” “효는 덕행의 근본이고, 교화는 거기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리 몸은 털 하나라도 부모에게 받지 않은 것이 없으니 함부로 다치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효의 처음이고, 세상에 나아가 올바른 도를 행하여 후세에 이름을 날려 부모를 드러내는 것이 효의 끝이다.” [출처: 효경_ 개종 명의장(開宗明義章) 중에서]
효의 전체 대요(大要)를 밝힌 효경의 개종 명의장(開宗明義章)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대목이다.
시골집에서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이 어머니의 물 잔이었다. 전용 잔이 필요했다. 그래서 “효(孝).. 부모님께 감사하고 존경하며 효를 행하는 모든 것이 인간의 가장 큰 근본이다.”라는 글씨를 써 머그잔으로 구워 어머니께 드렸다. 좋아 보였는지 “막두야! 옆집에 민석, 동희, 영복이네 집, 그리고 저 아래 정자 할머니 집에도 몇 개 만들어 줘라.” “그 간에 나한테 잘해 주었던 사람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이곳저곳을 챙겼다.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는 막내아들의 글씨로 새겨진 머그잔을 보며 은근히 동네 아줌마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무슨 글자 인지도 모르면서 머그잔에 새겨진 글씨를 보며 마냥 행복해했던 그 모습은 더 이상 볼 수는 없지만, 그날의 추억은 오래도록 내 마음속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