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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Jan 19. 2019

제7화 노(櫓)를 저어라

‘노(櫓)’란 옛날 무동력선 전통 나무배에 물을 헤쳐 배를 나아가게 하는 기구(器具)를 뜻하는 ‘노(櫓)’의 경상도(慶尙道)와 함북(咸北) 사투리다. 이곳 전라도 지역 섬사람들은 바다 일을 하기 위해 노를 저으며 미역, 톳, 홍합, 전복 등을 채취하기 위해 유용하게 사용했던 목선(木船)에 없어서는 안 되는 추진기구의 일부다.      


노를 저으며 힘든 노고를 잊기 위해 불렀다는 ‘노 젓는 소리’는 지금까지도 우리 곁에 남아 있다.      


휘어서라~ 휘어서라~

신섬 가자, 대섬 가자

이내 배야 곱게 가자

고모네 배인가 곱게 간다.

[출처: 신안군 다물도 섬 아낙들이 불렀던 놋 소리]

섬 아낙들이 해산물을 채취하기 위해 무인도 가까이 노를 젓고 있다.

섬 아낙들은 고된 노동 속에서도 기쁨을 찾고 서로를 배려하며 오랜 세월을 살아왔다.

손잡이 부분은 온데간데없고 바닷물 속에 잠겨 배(船) 추진체 역할을 하는 평평한 ‘놋대’ 부분만이 오늘 작자의 손에 들어왔다.

   

추운 겨울 아버지와 노를 저으며 해태(海苔; 김 양식장) 발에 김을 매러 간 추억이 오늘 불현듯 떠오른다.      

평평한 놋대는 글씨를 새기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끌이 지나가는 자리에는 바닷물에 얼마나 절였다가 자연건조가 됐는지 서걱서걱 소리가 나기도 했다.      


“대지는 바람의 꽃을 잡아두려 애쓰지 않는다.”

바닷물에 떠 밀려온 노의 일부(놋대)로 작품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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