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안농마을'을 아시나요?
1953년 7월 한국전쟁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황해도 송화군 풍해면 초도에서 피난민들이 배를 타고 내려와 정착한 곳으로 현재 100여 명이 통일의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는 마을이다.
2015년 7월, 낡고 허물어진 피난민 정착촌에 국비 31억을 들여 마을기반 구축을 비롯해 주택 에너지 효율화, 리모델링이 마무리되면서 안농마을경관이 획기적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특히 마을 노후 주택의 지붕개량, 창호교체 및 외벽 단열재 시공 등을 통한 주택정비와 진입도로 신설, 광역상수도 신설 및 오수관 정비를 실시했다. 또 마을회관 및 공동생활홈 신축, 마을 공동창고 증축, 쉼터 조성 등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등 마을 경관을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필자가 수 차례 목포와 진도를 오가며 주황색 지붕의 정체가 궁금하여 3~4차례 안농마을을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안농마을회관에 서각 현판을 달아주기로 결정했다.
2018년 5월 4일 오전 11시 진도군 군내면에 위치한 안농마을회관을 찾았다.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조촐한 떡과 다과를 준비해 함께 먹으며 그간의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다. 박기만(안농마을 이장)씨는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뛴다면서 하루속히 통일이 되어 고향산천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또 정성심 할머니는 "죽기 전에 고향 땅을 한 번쯤 밟아보고 싶다며 이산가족 상봉 명단에 이곳 안농마을 주민들도 포함시켜 달라"는 부탁도 했다. 마을 주민들의 사연을 들으면서 고향을 등지고 살아가는 피난민들의 아픔과 고충을 잠시나마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다.
필자가 2017년 8월에 고향 진도 새섬 조도에 내려오면서 마을 주민들에게 도움을 드릴수 있는 것을 고민을 하다가 '사랑의 서각 문패 달아주기 운동'을 하면서 현판은 진도군 조도면 명지마을 노인회관이 첫 번째다. 20년을 훌쩍 넘긴 기존 현판은 세월의 모진 풍파를 겪으면서 글씨도 알아보지 못하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새로 제작해 달아 주게 되었고, 안농마을회관 현판이 두 번째다.
글씨는 시간과 정성으로 쏟아 낸 그 사람의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스토리가 녹아 있는 것, 굳이 애써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바로 '캘리그래피의 가치'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순백의 한지 위에 그려내는 글씨가 누군가에게 큰 기쁨으로, 편안함으로, 쉼의 도구로 사용되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붓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