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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Aug 01. 2023

제15편_ 선바람 모습 그대로 오소서

팽목항 부둣가에

배 한 척 남겨 났소


님아! 오소서

선바람 맞으며 오소서

지난밤 꿈에 뵀던 그 모습 그대로


잊지못 할 추억의 동산에서

님과 불렀던 그 시절 그 노래

다시 한번 부르고 싶소.

(선바람 맞으며_ 석산 진성영 詩)


선바람(지금 차리고 다니는 그대로의 차림새나 기운)출처: 다음 백과사전


홀로 외롭게 살다 간 어머니 강복덕(1932.01~2019.06) 여사 사후 10년 전까지 여름 휴가는 서울에서 팽목항까지 426.3km를 달려 다시 조도 새섬으로 향하는 차도선에 몸을 싣고 어머니를 배알(拜謁)하러 갔었다. 아버지를 먼저 보낸 어머니는 홀로 섬을 지키며 기나긴 세월을 살았으니 얼마나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컸겠는가.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2016년 그해 여름날.. 어머니는 막내아들을 위해 아궁이에 군불을 때기 시작했다. 더위에 지친 아들 생각에 토종닭을 잡아 삼계탕을 손수 끓여주기 위해서였다.

2016년 여름, 옛집에서 어머니는 아궁이에 군불을 지폈다.

이젠 과거 어머니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시간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여름 휴가철이 되면 그토록 어머니는 서울살이 하는 막내아들을 애타게 기다다. 절절한 마음 담아 폐목에 선바람 맞으며 기다린 어머니를 생각하며 서각 칼 길을 냈다. 그토록 어머니를 그리워하면서 말이다. 어느 집을 가던지 부모와 자식 관계는 모두가 마찬가지다.

유별나게 어머니와의 추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싶은 마음은 정령 나뿐만은 아닐진대.. 오늘따라 어머니가 그토록 사무치게 보고 싶구나.


*서각 비하인드>>

1. 음평각보다 양각 작업이 2~3배는 힘들고 어렵다. 음평각은 전체 나무 표면은 그대로 손대지 않고 글자만 파내면 된다. 그러나 양각은 전체 나무 표면을 깎아내는 작업이다.


2. 글자의 자ㆍ모음 사이에 엉켜 있는 나무조각들을 세밀하게 다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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