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이 또한 지나간다

경남 창녕군_ 동네 세탁소 사장 하종수 편)

by 작가 석산

35년 넘게 한 자리에서 세탁소를 운영했는데 새로운 트렌드를 앞세워 골목 상권까지 위협하는 무인 세탁소와의 경쟁력에서 밀려 이제 세탁업을 정리해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다"며 착잡한 심정을 내비친 하종수 사장...

다림질하기 전에 옷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있는 하종수 사장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세탁소를 운영하는 사장님 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프랜차이즈 세탁소 크린토피아를 비롯한 1인가구에 인기 있는 무인 셀프 빨래방, 코인세탁소가 하룻밤 자고 나면 급증하는 가운데 기존 동네 세탁소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중동전쟁의 여파로 세탁소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세탁물에 씌우는 비닐값이 40%나 올랐고 각종 소모품비가 기름값과 철광석 등의 원자재 가격 역시 올랐지만 세탁비를 올리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고 한다.


하 씨는 "세탁소를 차려서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라고 한다. 어려운 시절 세탁소를 하면 '밥은 굶지 않을 것 같다'는 막연함으로 지금껏 묵묵하게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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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추억이 담긴 옷부터 땀방울로 얼룩진 작업복에 이르기까지.. 우리 몸에 가장 가까이 닿고 삶에 꼭 필요한 존재.., 옷을 빨래하고 드라이하고 수선하는 일이 바로 세탁소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평생 업으로 생각하고 문을 열었던 80~90년대는 그야말로 세탁소는 호황기였다.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아들 둘과 딸아이를 대학까지 보내고 장가, 시집가는 것을 지켜봤다는 하종수 씨는 "노후를 편안하게 보내려고 아직까지 생업을 포기하지 않고 버텨왔는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를 만나다 보니 버겄기만 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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