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로프하나에 인생을 걸었다

(경기도 성남시_ 로프공 오인환 편)

by 작가 석산

봄철에 황사 및 미세먼지로 인해 건물은 탁해지기 마련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누구보다 바쁜 사람들이 있다. 날이 풀리는 시기에 맞춰 많은 작업의뢰가 들어온다는 건물 외벽 청소가 바로 그것이다.


건물 외벽 외줄 타기로 고층 건물을 청소하는 로프공(로프 액세스 기술자) 오인환 씨는 팀원들과 시간 안에 끝낼 수 있는 청소 장비를 챙기는 일부터 시작한다. 가장 중요한 장비는 허공에 매달린 생명줄(로프)과 상하좌우 움직임이 원활한 압축기, 유리를 닦는 청소 도구들을 준비하고 나면 15층 건물 옥상으로 향한다.


옥상에 올라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풀리지 않게 로프를 고정시키는 작업을 최우선으로 한다. 팀원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주는 유일한 줄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본격적인 외벽청소를 위해 건물 난간에서 허공으로 넘어가 달비계에 의지한 채 좌우상하로 움직이면서 유리창 청소가 이뤄진다. 청소가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오인환 씨는 "외줄 청소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바람이죠. 굵기 18㎜의 외줄은 작은 바람에도 쉬이 흔들려 공포 그 자체이기 때문에 바람이 거세면 위험하니 절대 작업은 금물이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5010.jpg 외줄 로프 달비계에 의지한 채 건물 외벽 청소를 하고 있는 오인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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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 한 사람이 2m의 폭을 닦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여분이 걸린다. 지상까지 청소를 모두 마치고 나면 다시 옥상으로 오르락 내리락을 연속해서 건물 전체 청소가 끝나는 시간까지 반복된다. 하루에도 7~8번씩 오르내리며 청소를 이어간다.


외줄을 타고 청소하는 직업이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은 게 불과 10여 년 정도다. 누구나 할 수 없는 험지에서 생명을 담보로 이어가는 일이다 보니 그만큼 자부심이 크다는 오인환 씨는 "외줄 청소작업자들의 고된 노동 현장이 결코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는 상상에 맡긴다."는 두리뭉실한 대답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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