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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정수 Nov 29. 2022

기소된 노조위원장, 파업 주도 못해?

이상한 문화일보

문화일보는 화물연대 총파업 6일째인 2022년 11월29일 <이봉주 화물연대 전국위원장, 나흘전 기소됐는데 버젓이 파업 주도>라는 기사를 발행했습니다. 

 

재계 편향적인 보도 행태로 유명한 문화일보이지만 이건 좀 너무하다 싶습니다. 기사의 핵심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이봉주 화물연대 전국위원장이 지난해 9월 사건으로 인해 불구속 기소된 상태로 밝혀졌는데, 이번 파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문화일보가 '기소'라는 게 뭔지 몰라서 이런 기사를 썼을까요? 기소는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는 것을 말합니다. 수감된 상태로 재판에 넘기면 '구속 기소', 수감되지 않은 상태로 재판에 넘기면 '불구속 기소'입니다. 피의자가 재판에 회부되면 피고인 신분이 됩니다.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피고인의 정치적, 사회적 활동이 제약되는 일은 없습니다. '무죄 추정의 원칙'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화일보는 나흘 전 기소된 화물연대 전국위원장이 '버젓이' 파업을 주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파업의 불법성을 따지는 것도 아니고, 위원장이 기소된 피고인 신분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비난하고 싶고, 트집을 잡고 싶고, 깎아 내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신문사, 또는 기자가 기본은 알고 기사를 써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을 배우는 도중인 어린 사람들 또는 나이와 상관없이 무비판적으로 보도를 받아들이는 독자들은 '기소된' 사람은 행위에 제약을 받는다는 잘못된 정보를 습득할 우려가 있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사실보도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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