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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정수 Aug 10. 2022

집중호우, 토사물 피해??

하늘이 노해서 구토했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호우 피해로 목숨을 잃은 분들의 명복을 빈다. 피해를 당한 분들도 신속히 회복하시길 기원한다.


오늘 다룰 이야기는 토사물이다. 집중 호우 피해를 보도하는 한국 언론들은 '토사물'이라는 단어를 선택한다. 이번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비가 많이 와서 산이나 들 또는 공사현장에서 흙더미가 무너져 내렸다든지, 흙과 모래가 쓸려 내려와 마을 또는 민가로 흘러들었다든지 할 때 쓰는 표현이다. 과연 맞을까?

포털 다음 뉴스 검색 결과. '토사물' 이라는 단어를 호우 피해 관련 보도에서 많이 쓰고 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검색했다. 토사물은 '토해낸 물질'로 한자로 쓰면 吐瀉物이다. 예문으로는  

환자의 토사물이나 배설물이 묻은 건 조금도 아까워하지 말고 태우라고도 했다.≪박완서, 미망≫ 가 검색된다. 

호우 피해 현장에 토사물이라니... 생각만 해도 더욱 끔찍하다. 누가 구토를 해 놓은 거지?


사실 이들 언론이 쓰고 싶은 말은 '토사'였을 거다. 역시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토사(土沙/土砂)는 '흙과 모래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일컫는다. 예문은 이렇다.


토사 유출.

강둑에 토사가 쌓이다.

뱃길은 쌓이기만 한 토사로 메워져 갔고 좁혀 들기만 했다.≪이문구, 해벽≫

언론사 규모를 가리지 않고, 방송 신문도 가리지 않는다. 언론사들은 그들의 보도물에 정확한 단어를 사용하는 방법엔 관심이 없다. 정말 부끄럽다. 아이들이 배울까 두렵다.


호우 피해로 '토사'가 유출되지 '토사물'이 유출될 리 없다. 언론사들이 올바른 언어 사용을 무시하고 토사물처럼 쌓아놓은 잘못된 말이 나를 부끄럽게 한다. 반성해라 한국 언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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