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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정수 Dec 21. 2023

왜 '쇼파'라고 할까?

소파(sofa) 「명사」등받이와 팔걸이가 있는 길고 푹신한 의자.

등받이와 팔걸이가 있는 길고 푹신한 의자. 소파(sofa)를 풀어놓은 말이다. 예로부터 좌식생활을 해와서 비슷한 물건이 없었기 때문에 물건이 들어오면서 말도 그대로 따라온 것으로 추정된다. '푹신 의자', '쉬는 의자' 등 새 물건에 대응하는 우리말을 만들었다면 좋았겠지만, 우리는 이런 노력에 굉장히 인색하다.


하여튼 이 길고 푹신한 의자를 '소파'라고 부르는 대신 '쇼파'라고 부르는 사람이 꽤 있다. 우리 어머니도 그중 한 분이다. 왜 쇼파라고 부를까? 누군가 '소파' 대신 '쇼파'라고 불렀으니까 그 말이 받아들여져서 계속 내려오게 된 것 아닐까 싶다.  


여염집에서 '소파'라고 부르든 '쇼파'라고 부르든 간섭할 일은 아니다. 그런데 언론에서 올바른 표기법에 따르지 않는 것은 문제다. 가뜩이나 언론에 대한 눈길이 곱지 않은데 이런 것들이 쌓이면 신뢰를 더 잃게 된다. 고매하신 KBS님의 한국어 강의를 잠시 소개한다.

이미 2007년부터 지적이 된 이야기다. 내가 다시 구구절절 말할 필요 없겠다. KBS뉴스를 검색해 보자. 


출처: KBS뉴스 홈페이지 검색화면

기사 245개에서 '쇼파'라는 단어가 사용된 걸로 나온다. 일부는 인명도 있다. 공영방송 KBS에 묻고 싶다. 기사를 만들어서 홈페이지에 내보낼 때 교열을 담당하는 직원은 있는지 말이다. 

다른 언론은 어떨지 궁금한가?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제공하는 기사검색 사이트 빅카인즈에서 '쇼파'를 검색했다. 검색기간은 1년이다. 예상대로 참담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기사를 출고하는 기자의 자질이 떨어지고, 기사를 데스킹하는 데스크의 능력이 부족하고, 오탈자를 잡아내는 교열기능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뭐 이런 걸 가지고 ㅈㄹ 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확실히 함량 미달로 보인다. 한국 언론아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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