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넛과 함께한 바다 동물원

월요일에 찾아간 코엑스 아쿠아리움

by 선정수

유치원에 안 가는 진이와 아빠는 월요일 아침마다 머리를 쥐어짭니다. 월요일에는 대부분의 관람시설이 휴무이기 때문이죠. 아침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면서 딸내미에게 어디 놀러 가고 싶냐고 물어봅니다. 대부분 그렇지만 오늘도 딸내미는 딱 부러지게 가고 싶은 데는 없나 봅니다. 하여 "바다 동물원 놀러 갈래?"라고 물었더니 대뜸 "한국 바다 동물원? 좋아요."라고 대답하네요. 태국 방콕에서 살다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는 딸내미에겐 바다 동물원은 태국에 있는 '시 라이프 오션 월드 방콕'을 뜻하는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열대의 더위를 피해 갈 수 있던 곳이 얼마 없던 우리는 '시 라이프 오션 월드 방콕'의 연간 회원권을 끊어 그야말로 '마르고 닳도록' 다녔답니다. 한국의 바다 동물원은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찾았습니다.


20191202_135636.jpg 코엑스 아쿠아리움. 옥토넛 대원들이 우리를 반겨 줍니다.

여의도로 갈까 삼성동으로 갈까 잠시 고민하다가 집에서 교통편이 더 편리한 삼성동으로 향했습니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갔는데 2호선 삼성역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간 뒤에 드디어 아쿠아리움 입구를 발견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옥토넛 탐험대가 우리를 반겨줍니다. 진이가 태국에서 옥토넛을 보면서 한국말을 배웠거든요. 엄청 반가워하면서 입장하려고 하는데 입장권이 말썽입니다.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할인권을 구매했는데 바코드(또는 QR코드)를 담은 문자메시지가 오지 않아 한동안 애를 먹었습니다. 결국 할인권 판매사에 전화를 하고 나서야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답니다.


20191202_140205.jpg 바나클 대장이 물고기와 함께 있어 신기합니다. 입구부터 초반은 옥토넛 전시인지 바다생물 전시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진이에겐 바나클, 콰지, 페이소 등 옥토넛 대원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나 봅니다. 매우 즐거워했지요. 진이가 좋아하는 니모, 도리, 거미게, 문어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손을 넣어서 바다생물을 만져볼 수 있는 곳이 마련돼 있습니다. 불가사리, 조개, 멍게, 가리비 등인데요. 호기심 많은 진이는 너무너무 만져보고 싶지만 아직까지는 겁나는 마음이 더 커서 이번에도 아쉽게 돌아섭니다.

20191202_143502.jpg 아이들에게 바다생물을 만져보게 하는 곳입니다.

닥터피시 코너도 마련돼 있었는데 아빠가 손을 넣어 물고기들이 달려드는 모습을 보고는 진이도 용기를 내봅니다. 전혀 아프지 않고 물고기가 와서 톡톡 건드리는 느낌이라고 설명해주니 손을 씻고 옵니다. 과감히 손을 넣나 싶더니만 그래도 안 되겠는지 안 하겠다고 하네요. 아직은 무섭습니다.


20191202_140431.jpg 한국에서 살고 있는 물고기들은 따로 전시하고 있어 진이가 매우 흥미롭게 구경했습니다.

아쿠아리움 측에선 총 관람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설명하지만 휙휙 지나가는 진이는 1시간 안에 주파합니다. 하지만 출구 바로 앞에서 역주행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어 총 관람시간은 보통 관람객보다 2배 정도 걸리지요. 입구에서 본 인어 쇼 포스터를 떠올리고는 애타게 인어공주를 찾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월요일에는 인어 쇼를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인어공주도 쉬어야 하겠지요.


정주행과 역주행을 반복하면서 겨우겨우 관람을 끝낸 뒤 진이는 "한국 바다 동물원이 훨씬 재미있어요"라고 말합니다. 제 눈에는 '시 라이프 방콕 오션월드'가 조금 더 규모가 크고 전시도 스펙터클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진이의 눈과 귀에는 친숙한 옥토넛과 한글 설명, 한국어 해설이 더 점수를 따는 것 같습니다. 진이는 열심히 스탬프를 모은 끝에 기념품을 하나 손에 넣었습니다. 숨은 그림 찾기와 색칠 공부를 겸한 그림엽서였습니다. '한국 바다 동물원' 덕분에 행복한 월요일을 보낸 진이와 아빠는 돌아오는 길에 별마당 도서관에 들러 '조금 무서운 그림책'을 두어 권 골라 보고는 발걸음 가볍게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20191202_231957[1].jpg 스탬프를 모두 모아 매표소 안내데스크에 보여주면 기념 그림엽서를 받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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