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맹수가 살고 있을까?

[야생동물 팩트체크]①남획과 개발 탓에 사라진 대형동물들

by 선정수

자연 생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봤을 주제입니다. 지리산 일대에 반달가슴곰이 방사된 지 21년이 지났습니다. 소백산 일대에는 붉은여우를 풀어줬습니다. 반달가슴곰과 붉은여우는 마주쳤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관련 보도도 가끔씩 나오고요. 그런데 호랑이, 표범, 늑대, 스라소니 같은 대형 육식동물들은 어디로 간 걸까요? 영영 사라져 버리고 만 걸까요?


우리나라는 멸종위기 생물의 목록을 만들어 보호합니다. 멸종위기 1급 야생생물은 모두 68종인데요. 이 가운데 포유류는 14종입니다. 육식동물은 호랑이, 여우, 스라소니, 늑대, 수달, 표범, 무산쇠족제비입니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목록입니다. 대한민국에 동물원 아닌 곳에 이런 동물들이 살고 있어서 멸종 '위기'로 지정된 걸까요? 수달과 무산쇠족제비는 가끔씩 발견 소식이 들리곤 하고, 저도 직접 야생 수달을 관찰 카메라에 담아본 적이 있어서 그러려니 하겠는데 다른 종들은 과연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멸종 '위기'종이 아니라 이미 멸종한 건 아닐까요?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국내 호랑이는 1922년 경주 대덕산에서 일본인에 의해 포획된 게 마지막 기록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 뒤에도 호랑이를 잡았다거나 호랑이에 물려 죽은 사람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1930년대 이후엔 한반도 북쪽에서만 호랑이 이야기가 전해졌다고 하는군요. 이후 남한에서 호랑이가 발견됐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가끔씩 목격담이나 흔적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는 했는데 호랑이 발견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호랑이와 함께 '범'으로 통칭됐던 표범도 한반도에서 발견된 지가 오래됐습니다. 역시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과거 전국에서 서식했던 기록이 있지만 현재 한반도에서 절멸된 것으로 추정된다. 1999년 개마고원 지역에서 서식이 확인된 바 있다."라고 하네요. 표범이 발견됐다는 마지막 소식은 1970년 함안에서 열여덟 살로 추정되는 표범을 잡았다는 보도로 전해집니다.


스라소니는 북한 지역의 함경북도와 자강도 일대에 매우 적은 개체가 생존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 서식이 확인된 기록이 없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늑대는 1987년 환경처 조사에서 서식하는 걸로 보고됐지만 이후 1989년 조사에선 한 마리도 남아있지 않은 걸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한반도에 살았던 여우는 '붉은여우'인데요. 1960년대까지는 전국에서 흔하게 관찰됐지만 역시 1989년 조사 이후로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2004년 양구군 대암산에서 사체가 발견된 이후 복원이 진행됐습니다. 현재는 증식된 붉은여우 80여 마리가 백두대간에서 서식하는 걸로 전해집니다.


그렇지만 반달가슴곰과 붉은여우를 제외한 대형 육식동물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남한과 북한이 철조망을 걷어내고 자유왕래가 가능하게 되면 이 야생동물은 남한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아니면, 반달가슴곰과 붉은여우처럼 다른 나라에서 개체를 들여와 증식한 뒤 자연에 풀어줘야 할까요? 만약 대형 육식동물을 복원한다고 했을때 우리는 '등산 갔다가 호랑이를 마주칠 수 있다'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뒤의 글을 통해 가능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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