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팩트체크] 개구리알 채집하면 처벌?

구별할 수 없다면 건들지 말자

by 선정수

수렵과 채집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습니다. 꼬맹이들이 동물을 보면 쫓아가고, 식물을 보면 꺾으려고 하는 것도 본능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먹이를 탐색하고, 잡는 능력을 기르는 건 어찌 보면 생존을 위해 당연히 갖춰야 할 능력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현대 인류는 자연 상태의 동식물을 포획하거나 채집하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을 만큼의 생산 능력과 시스템을 갖췄죠. 따라서 현대 인류는 직업이 아닌 이상 수렵하거나 채집하지 않습니다. 물론 예외가 있긴 하죠.


피를 봐야 직성이 풀리는 소수 인간을 위해 정부는 '수렵 면허 제도'를 운영해 사냥을 허가합니다. 자연 상태의 식물을 섭식의 대상으로 보고 달려드는 일부 경우도 있습니다. 비직업적으로 산에서 도토리를 채취하거나 산나물을 뜯는 행위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런 것 말고 순수하게 재미를 위해 동물을 잡는 경우도 있죠. 주로 아이들이 재미로 작은 동물을 잡는데요. 새와 개구리, 곤충 등이 주로 잡힙니다.


도시 근교의 계곡에선 봄이 되면 뜰채와 채집통을 든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계곡에 개구리가 낳아놓은 알이나 올챙이를 잡아갑니다. 집에 가져가서 키우면서 관찰한다고 하죠. 부모들은 아이들의 생태감수성을 길러주고 자연을 관찰할 기회를 주고 싶다고 설명합니다.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이 하니까, 또는 별생각 없이 재미로 개구리알과 올챙이를 잡습니다. 그렇지만 재미있자고 하는 행동이 개구리에겐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기후 변화와 도시화로 인해 서식지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올챙이와 알을 채집하게 되면 이들은 생존 기반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포획금지양서류.png 야생생물법이 정한 포획금지 야생동물 중 양서류입니다. 출처: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계곡산개구리.png 계곡산개구리도 포획금지대상입니다. 출처: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우리나라는 야생생물법으로 야생동식물을 보호하고 있는데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야생동물을 포획하면 처벌받게 됩니다. 양서류 가운데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은 수원청개구리가 지정돼 있습니다.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 양서류는 고리도롱뇽, 금개구리, 맹꽁이가 해당됩니다.

또 이 법에는 포획이 금지되는 야생동물 종을 정하고 있습니다. 포유류 57종, 조류 388종, 파충류 17종, 양서류 9종인데요. 아이들이 많이 잡는 개구리과에선 한국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 계곡산개구리가 포획금지 대상이고요. 도롱뇽과에선 도롱뇽, 제주도롱뇽,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이끼도롱뇽이 포획금지 대상입니다. 두꺼비과에선 두꺼비와 물두꺼비가 해당됩니다.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을 포획하거나 죽이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요, 상습이면 7년 이하 징역, 7000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멸종위기 2급 야생동물을 포획하거나 죽이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 벌금이고요. 멸종위기종은 아니지만 포획금지 대상 동물을 포획하게 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기껏 개구리알 좀 떠간다는데 뭔 처벌을 들먹이냐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야생생물법은 성체든 새끼든 알이든 모두 보호 대상에 포함시킵니다. 야생생물법 시행규칙에는 "살아있는 야생생물 및 그 알을 포함한다"라고 명확히 규정돼 있습니다. 개구리알이나 올챙이를 채집하는 것도 명백하게 불법입니다. 물론 포획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개구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알만 보고도 이 종이 포획금지에 해당되는지 아닌지 알 수 있나요?


자신이 없다면 안 하는 게 현명합니다. 개구리가 있어야 할 곳은 산과 계곡이 있는 자연입니다. 여러분 자녀의 채집통이나 플라스틱 어항 속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산에 들에 있는 개구리알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떠가도 된다고 생각하도록 하는 게 아닙니다.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보호하고 야생동물이 야생성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보호하는 방법을 깨닫도록 도와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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