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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특검?? 3大인가 3代 인가??

세 개의 특검이면 족하다

by 선정수

정치권과 언론을 가리지 않고 '3대 특검'이라는 말을 쓴다. 이전 정부 시절 제대로 수사를 하지 못해 의혹이 많이 남았던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했다. 국회는 3개의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법률 명칭은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ㆍ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김건희와 명태균ㆍ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다.


법률 이름에 수사 대상이 함축돼 있다. 이전 특검들과는 달리 뭔가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성과를 내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이 3개의 특검을 묶어서 정치권과 언론은 '3대 특검'이라고 부른다. 굳이 한자를 빌리자면 '三大特檢'으로 적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건 잘못된 표현이다. 'N大ㅇㅇ'은 수많은 비교 대상 가운데 도드라지는 N개의 ㅇㅇ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4대 천왕, 10대 뉴스 등의 용례를 참고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비교 대상이 N개뿐인데 <N대ㅇㅇ>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만약 현시점에 이 세 개의 특검 말고도 다른 특검이 돌아가고 있다면 유독 굵직한 이 세 개의 특검을 '3대 특검'이라고 부를 수 있을 테지만, 지금 돌아가는 특검은 3개뿐이다. 그러므로 '3대 특검'은 굉장히 어색한 말이 된다. 그냥 '세 개의 특검', 내지는 '3 특검' 정도로 지칭하면 어떨까?


혹시 3대 특검의 3대를 '三代' 아니냐고 물으신다면...

삼대 3(三代)「명사」 「1」 아버지, 아들, 손자의 세 대.≒삼세.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정치권과 언론은 제발 생각을 좀 하고 단어를 사용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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