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직접 확인하고 내 머리로 생각하기 머리로 생각하기
1. 오늘 팩트체크 주제는 <새해 달라지는 것들 가짜뉴스>입니다. 연말이 되면 새해부터 달라지는 정책을 소개하는 기사들이 많은데요. SNS와 유튜브에도 새해부터 달라지는 정책에 관한 내용을 담은 정보들이 많이 유통됩니다. 그런데 이 중에 상당수가 허위정보를 담고 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보죠.
내년부터는 요양원 안 가도 된다는 내용이 떠돌고 있다면서요?
- 네 노인 대상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브 채널에서 굉장히 많이 퍼져있는 내용인데요. 내년 3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통합돌봄 정책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 정책이 시행되면 모든 노인이 요양시설에 들어가지 않아도 될 것처럼 전하고 있는 채널이 많은데요. 너무나도 과장된 거라서 그대로 믿으시면 곤란합니다.
현재는 많은 노인들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자택에서 지내고 싶지만, 적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지금껏 노인 복지 서비스가 보건의료, 주거, 복지 및 돌봄 서비스가 저마다 다른 기관에서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서비스를 이용하는 노인들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발생해 왔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지자체가 함께 의료, 요양, 주거, 돌봄 등 노인들이 필요한 것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 겁니다.
2. 아주 좋은 내용이네요. 이대로 실현되면 어르신들이 요양시설에 안 가도 되는 건가요?
- 네 궁극적인 목표는 Aging In Place, 살던 곳에서 나이 들기를 실현하는 건데요. 유튜브 채널이 떠드는 것처럼 이 정책이 시행된다고 해서 모든 노인이 요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이 정책의 목표 자체가 노인들이 여건이 허락하는 최대한 집에 계시도록 돌봄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라서, 모든 노인이 요양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너무 앞서 나간 겁니다. 도저히 집에서 돌볼 수 없는 분들, 예를 들면 치매 증상으로 폭력성이 너무 심하다든지,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너무나 떨어져서 24시간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라든지 이런 분들은 어쩔 수 없이 시설로 가게 되는 것이고요. 일부 도움을 받으시면 일상생활이 가능하신 분들, 특히 시설 입소와 재가 요양의 경계선에 있는 분들이 가능한 집에 오래 계실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주요 목표이기 때문에, 과장된 정보에 현혹되시면 안 됩니다.
3. 노인들이 가능한 살던 곳에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적절한 도움을 제공한다. 노인에게 필요한 도움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이런 취지는 참 좋은 것 같은데요.
- 네 정말 좋죠. 서구 사회에서는 노인들이 요양시설에 들어가는 걸 죽으러 가는 것으로 알고 엄청나게 싫어하거든요. 우리나라도 사실 강도가 좀 다를 뿐이지 많은 노인이 시설에 들어가는 걸 꺼리긴 마찬가지고요.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노인들의 희망 거주 형태를 물어봤는데요. 87.2%가 현재 살던 집에서 계속 살겠다고 응답했고요. 거주 환경이 더 좋은 집으로 이사 간다는 응답은 8.1%에 그쳤습니다. 식사, 생활 편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노인 전용주택으로 이사한다는 4.7%였고요. 오랫동안 살던 내 집과 우리 동네가 주는 익숙함을 선택한 거라고 풀이할 수 있고요. 같은 조사에서 '건강이 악화해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 희망 거주 형태를 물었거든요. 역시 현재 살고 있는 집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48.9%였고요. 그다음이 노인요양시설 27.7%, 노인 전용주택 16.5%, 이런 순서였습니다. 자녀 또는 형제자매의 집으로 들어가겠다는 응답은 2.5%에 그쳤고요. 같이 사는 건 아니지만 자녀 또는 형제자매의 집 근처로 이사하겠다는 응답도 4.3%에 그쳤습니다. 이런 걸 보면 노인들이 익숙한 살던 집에서 여생을 보내도록 지원하는 통합 돌봄 정책의 방향은 굉장히 정책 수요자들의 희망을 잘 짚었다고 볼 수 있죠.
4. 정책이 잘 추진돼서 모든 노인분이 익숙한 곳에서 필요한 지원을 받으며 오랫동안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네요. 다음으로 짚어 볼 <새해 달라지는 것> 가짜뉴스는 뭔가요?
- 새해부터는 농식품 바우처, 에너지 바우처 지원 대상을 노인으로 넓힌다는 내용이 유포되고 있습니다. 이것도 역시 노인들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바우처들은 특정 취약 계층을 지원하도록 설계돼 있고요. 2026년에도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닙니다.
농식품 바우처는 기존에는 생계급여(기존 중위소득 32% 이하) 수급 가구 중 임산부, 영유아, 18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구만 지원받을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2026년부터는 34세 이하의 청년이 있는 가구까지 확대되면서 지원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65세 이상이라고 해서 새롭게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건 아닙니다.
에너지 바우처는 기초수급가구 중에 노인, 영유아, 장애인, 임산부, 한부모 가족, 다자녀, 소년소녀 가정 등 세대원 특성 기준을 충족하면 가구원 수에 따라 29만 원~70만 원까지 에너지 이용권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이것 역시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원 대상이 되는 건 아닙니다. '사실 아님'으로 판정합니다.
5. 노인 무임승차 연령이 상향 조정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사실인가요?
- 역시 사실과 다릅니다. 대구시는 '대구광역시 어르신 무임교통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서 2024년부터 도시철도와 광역철도의 무임승차 대상을 매년 1세씩 상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2026년은 68세 이상이 무임승차 대상이 됩니다. 새해부터 무임승차 연령을 높인다는 다른 지자체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무임승차는 지자체 결정 사항이고, 지자체가 재원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각 지역 지하철을 운영하는 지자체와 교통공사들은 노인 무임승차의 공익성을 감안해 국비로 손실분을 지원해 달라는 입장이고요. 그래서 적자폭을 줄이려는 차원으로 노인 무임승차 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이재명 대통령은 21대 대선 과정에서 "공익 서비스 비용 국비 보전에 대해선 정부와 국회가 귀 기울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앞으로 노인 무임승차에 대한 어떤 해법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6. 새해부터는 65세 이상부터 대상포진 무료접종 대상이 된다는 이야기도 많이 있는데요. 사실인가요?
-이것도 사실과 다릅니다. 이미 전국 지자체 56곳에서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대상포진 무료접종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유튜브에선 내년부터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대상포진 예방접종이 무료로 실시되는 것처럼 전하는데요. 사실과 다릅니다. 새해에는 지자체에 따라 무료 접종 대상을 확대하는 곳도 있고, 노인 무료 접종을 막 시작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니 복지로 홈페이지나, 살고 계신 곳의 지자체 보건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거나 전화로 문의하시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대상포진 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7.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고령 운전자에 대한 지원도 늘려준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 이것 역시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게 아니고 지자체 별로 상황이 다릅니다. 서울시는 10만 원이던 70세 이상 어르신 운전면허 자진 반납 교통카드 지원금을 지난해부터 20만 원으로 올렸는데요. 2026년에는 변동이 없습니다. 부산시는 새해부터 실제 운전하던 70세 이상 어르신이 자동차보험 가입 증명서나 차량등록증 등 증빙자료를 첨부해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3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올해까지는 65세 이상 선불교통카드 10만 원이었는데요. 나이와 지원금액을 올린 거죠. 이처럼 지자체마다 지원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지자체 별로 확인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8. 현재 65세로 통용되고 있는 노인 기준 연령이 상향 조정된다는 이야기도 있다고요?
- 네 일부 유튜브를 통해 이런 내용이 유포되고 있는데요. 이것 역시 사실과 다릅니다. 관련 논의는 꾸준히 있었고, 시민단체와 학계 전문가들은 지난 5월 노인 연령 기준을 오는 2035년까지 만 70세로 올리고,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수급 연령도 함께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정부가 확실히 방향이나 일정을 잡은 건 아닙니다. 언젠가는 노인 기준 연령이 높아질 것은 분명한데요. 내년부터 시행.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정년 연장, 국민연금 수급 개시 시점, 노인 복지 대상 편입 시점 등 여러 가지 현안과 얽혀 있어서 다각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9. 왜 이렇게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가짜뉴스가 많을까요? 구별법은 없을까요?
- 노인층이 유튜브 사용 시간이 많고, 허위 정보에 둔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많아서 그런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이 유튜버 사이에서 뭔가 하나 조회수가 뛰어오르면 아무런 검증 없이 그대로 내용을 베껴서 콘텐츠를 만드는 나쁜 관행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가 눈길을 끌면 복제품이 우후죽순 쏟아지는 것이죠. 새해부터 달라지는 것들, 과하다, 이상하다 생각되시면 주무 부처 홈페이지를 찾아보시거나, 검증된 언론 기사를 찾아보시면 참고가 되실 겁니다. 다짜고짜 주민센터에 찾아가시거나 전화하지 마시고 언론사 보도 한 번 찾아보시고, 정부 부처 홈페이지 찾아보시고 판단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