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세먼지 해결됐다고?

아직도 국제 기준 2~3배

by 선정수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중국 방문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언급을 했는데요. 이게 사실인가 하는 부분이 있어서 좀 확인을 해봤습니다. 이 대통령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중국은 알리페이와 같은 핀테크 기술을 일상화하고 친환경 정책으로 전기차 보급을 대폭 확대하는 등 정말로 많은 변화와 개혁을 이뤄냈다”며 “사실 제 기억으로는 1월만 되면 2, 3월에 중국으로부터 미세먼지 분진이 날아오는데 어떡하냐가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현안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걱정들을 거의 하지 않게 됐다”라고 중국의 발전을 칭찬했습니다.

MBN은 이 발언을 전하며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된 것이 양국 관계 발전의 상징이라는 설명입니다"라고 코멘트했습니다. 마치 미세먼지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처럼 보도한 거죠.


이재명 미세먼지 해결.png MBN 뉴스 보도 내용.

2008년 베이징올림픽 현장에 취재를 갔을 때가 기억납니다. 당시 중국은 산업화에 열을 올리던 시기였는데요. 대기오염이 극심했었습니다. 제가 대회 개막 보름 전쯤에 선발대로 베이징에 들어갔는데요. 미디어 등록하러 프레스센터를 찾아가는데 대낮이었는데도 맨눈으로 햇빛을 봐도 눈이 부시지 않은 정도였습니다. 건물이 엄청 컸는데요. 건물 복도가 반대쪽 끝까지 쭉 이어져 있었는데, 100m쯤 앞은 뿌옇게 보일 정도로 오염이 심각했죠. 세계육상연맹이 선수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면서 대기오염을 개선하지 못하면 육상종목을 보이콧하겠다고 으름장을 놨고요. 중국 정부는 대회 개막을 며칠 앞두고 수도권과 인접 지역에 모든 공장을 세우는 초강수를 둡니다. 그리고 인공강우를 실시했는데요. 그러고 나니 파란 하늘이 보이고 햇빛이 빛났던 기억이 납니다. 베이징 사람들을 얼마 만에 눈부신 해를 보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고요.

이후 중국은 대기질 개선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2013년 대기 10조라고 불리는 정책을 펼쳐 수도권 가정 난방용 석탄을 금지하고 가스나 전기로 전환했습니다. 2018년에는 람천보위전 파란 하늘 지키기 전쟁을 선포하면서 경유차를 규제하고, 기후위기 대응과 결합해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이런 노력이 먹히면서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미세먼지를 60% 정도 줄이는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중국 수도권인 징진지 지역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013년 106㎍/㎥을 기록했는데요. 2024년에는 37.1㎍/㎥로 낮아졌습니다.


기억하실 텐데요. 한때 중국발 미세먼지라는 용어가 엄청나게 유행했었죠. 중국에 대한 반감도 굉장히 높아졌는데요. 2019년에 한중일 3국 공동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당시 연구 결과를 보면 중국 연구진은 서울의 미세먼지의 23%가 중국에서 온 것으로 63%는 한국에서 발생한 걸로 추정했고요, 한국과 일본 연구진은 39%가 중국에서 온 것으로 봤고, 한국 발생 비율은 일본 연구진이 30%, 한국 연구진은 42%라고 추정했습니다.

이건 연평균을 말하는 것이고요. 겨울과 봄철에 편서풍이 유입되다가 고기압에 가로막혀 풍속이 느려지고, 대기 정체 현상이 발생하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조건이 생성되면 중국의 기여도가 매우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2024 대기환경연보에 따르면 2001년 미세먼지(PM10) 전국 평균 농도는 58㎍/㎥였는데, 점차 낮아져 2024년에는 29㎍/㎥를 기록했습니다. 초미세먼지는 관측치가 2015년부터 존재하는데 26㎍/㎥였던 것이 2024년엔 16㎍/㎥으로 낮아졌습니다. 수도권을 살펴보면 미세먼지는 71㎍/㎥에서 31㎍/㎥로, 초미세먼지는 25㎍/㎥에서 18㎍/㎥로 낮아졌습니다.

한국도 그동안 미세먼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펼쳤는데요. 대표적으로 2019년부터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했습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빈발하는 12월부터 3월까지 미세먼지 관리 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입니다. 석탄발전소 가동을 줄이고 노후 경유차 운행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초미세먼지 고농도 상황엔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해 차량 2부제, 사업장 및 공사장 가동률 조정 등을 시행하기도 했죠.

눈여겨볼 지점이 있는데요. 바로 백령도입니다. 백령도는 주변에 산업시설이 없고, 우리나라 서쪽 끝이라서 중국에서 날아드는 오염물질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곳인데요. 백령도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012년에 37㎍/㎥, 2024년엔 31㎍/㎥로 낮아졌습니다. 초미세먼지는 2015년 24㎍/㎥에서 2024년 16㎍/㎥으로 낮아졌고요. 확실히 중국에서 날아드는 장거리 오염물질이 많이 줄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죠.

그럼 이제 괜찮은 거냐고 물으신 분들을 위해 국제 기준과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2007년에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 기준을 70㎍/㎥에서 50㎍/㎥로 낮췄습니다. 초미세먼지는 2015년에 25㎍/㎥로 정했다가 2018년에 15㎍/㎥으로 낮췄고요. 일일 기준으로는 미세먼지는 100㎍/㎥, 초미세먼지는 35㎍/㎥으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WHO는 2021년 대기질 권고기준을 강화했는데요. 미세먼지는 연평균 15, 일평균 45로 정했고, 초미세먼지는 연평균 5, 일평균 15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나라는 전국 기준 초미세먼지는 16, 미세먼지 연평균 29를 기록했으니까. WHO기준의 2~3배 정도 오염이 심하다고 봐야죠. 중국발 미세먼지 걱정은 좀 덜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아주 안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중국 방문해서 외교적으로 상대국 기분 좋으라고 "이제는 그런 걱정 거의 없다" 이렇게 말한 것 같은데요. 아직도 한참 노력해야 할 상황입니다.

2024년 전국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 518개 측정소에서 모두 기준치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일평균 기준은 67.8%만 달성했고요. 초미세먼지 농도는 연평균 기준은 48.3%, 일평균 기준은 9.9%만 달성한 걸로 나타납니다.


미세먼지는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정한 1군 발암물질입니다. 사람에게서 확실히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이라는 뜻이고요. PM2.5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 이하입니다. 미세먼지는 입자의 지름에 따라 PM10, PM2.5, PM1 등으로 구분하는데요. PM10은 기관지와 상기도까지 침투할 수 있고, PM2.5는 폐포까지, PM1은 혈액까지 침투가 가능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방청소할 때 나오는 먼지에 온갖 잡다한 것들이 섞여 있는 것처럼 미세먼지도 마찬가지로 굉장히 많은 물질이 섞여 있는데요. 중금속 입자도 있고요.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가 연소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가스 형태의 물질이 대기 중에 작은 입자와 만나서 굉장히 유해한 입자를 생성합니다. 이게 너무 작아서 우리 몸이 걸러내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몸 안으로 들어오면 해를 끼치는 겁니다. 그게 천식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암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요. 미세먼지가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등 호흡기질환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고혈압, 부정맥, 심인성 급사, 관상동맥질환 등 전신질환에 영향을 줍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사망률도 높아집니다.


미세먼지 농도는 계절적 영향을 크게 받는데요. 가장 큰 원인은 겨울에는 대류권과 성층권의 경계면이 낮아집니다. 그래서 공기가 섞일 수 있는 높이가 낮아지는데요. 소주잔에 물을 채우고 잉크 한 방울 떨어뜨리는 것과 세숫대야에 물을 채우고 잉크를 떨어뜨렸을 때 색깔의 차이가 나겠죠. 그런 원리입니다. 겨울철에는 공기가 섞일 수 있는 대류권이 줄어드는 것이죠. 게다가 겨울철에는 역전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데. 지표면 근처의 공기가 얼어붙은 땅과 접촉하면서 상층보다 더 차가워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또 공기가 위아래로 잘 섞이지 않게 되죠. 그런데 사람들은 계속 오염물질을 배출하니까. 탁한 공기가 섞이지 않고 고이게 되는 것이죠. 이럴 때 바람까지 불지 않으면 오염물은 계속 누적이 되고 그만큼 공기질이 나빠지는 것이죠. 그래서 겨울과 봄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겁니다.


요즘 일부 보수 언론은 우리나라 정부의 탈석탄 정책이 너무 섣부르다. 이런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사실 미세먼지 기여도가 가장 큰 것 중 하나가 석탄발전입니다. 그래서 앞서 말씀드렸듯이 정부는 겨울철에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실시하면서 석탄발전소를 일시 정지하거나 가동 상한선을 제약합니다. 석탄 태울 때 검댕이 엄청 많이 나오거든요. 조개탄 갈탄 난로, 연탄보일러 때 보신 분들은 아실 텐데요. 매연 그게 미세먼지입니다. 황화합물 이런 것도 많이 나오고요. 그래서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석탄부터 덜 때야 하는 겁니다. 온실가스도 엄청나게 내뿜기 때문에 기후위기 대응에서도 석탄발전을 줄이는 게 가장 급한 일이죠. 석탄발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린다. 이건 미세먼지 대응책도 되면서 동싱 기후위기 대응책도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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